▲17일 성안길에서 열린 ‘태안화력 24세 하청노동자 故김용균님 추모행동’ 집회에서 시민들이 메모지에 고인을 추모하는 말을 남겼다. 계희수 전 청주방송 기자
충북인뉴스
더 이상 이런 죽음 없길… 촛불 든 시민들
지난 17일 오후 6시, 매서운 바람에도 청주시 성안길 영화관 롯데시네마 앞에서 촛불집회가 열렸다.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와 '비정규직없는충북만들기' 등은 시민들에게 촛불과 메모지를 나눠주며 '고 김용균 추모행동'을 펼쳤다. 목숨이 담보되지 않은 열악한 근로환경을 규탄하는 발언도 이어졌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노동현장에서 외주화, 용역, 하청 같은 간접고용이 심각해지고 원청의 책임은 없어지고 있다"면서 "추모와 애도에서 멈추지 않고 '죽음의 외주화'에 맞서기 위해 행사를 마련한 것"이라고 집회 취지를 설명했다.
고등학생 자녀와 옷을 사러 왔다 집회에 합류했다는 한 시민은 "일하다가 죽는 게 대수롭지 않은 일이 되어버린 세상에 어느 부모가 자식을 일터에 보내고 싶겠어요?"라고 반문했다. 비정규직의 근로환경이 나아질 수 있다면, 집회에 계속 나오고 싶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한 손에 촛불을 들고 다른 손엔 아들의 손을 잡은 채 집회 행렬 맨 끝에 섰다.
여자친구와 집회에 왔다는 대학생 박아무개씨는 김 씨의 죽음이 남일 같지 않다고 했다. 여자친구도 현재 기업 하청업체 소속 계약직으로 일하는데다 본인 역시 비정규직이 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박씨는 "현실적으로 정규직 되기 쉽지 않잖아요, 잘 안 뽑으니까. 청주에서 일하는 친구들도 하청, 용역 소속 직원들 많은데 다들 힘들고 열악한 건 비슷해요. 일하다 다친 애들도 산재신청 안 하고 대충 넘어가고 일하는 조건이나 대우도 안 좋고요"라고 말했다.
충북 비롯해 각지에서 추모집회 열릴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