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대화를 요구하는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이 18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1일 청와대까지 행진 후 노숙농성 등 태안화력발전소 고 김용균 추모행사 계획을 밝혔다.
권우성
비정규직 증가의 폐단은 이뿐만 아니다. 고용불안과 낮은 임금 등은 가정경제에도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면서 가정파괴의 주범이기도 하다. 생활고에 견디다 못해 '죄송합니다'라는 메모와 함께 갖고 있던 전 재산 70만 원을 집세와 공과금으로 놔두고 동반 자살해 많은 이들의 눈물을 자아내게 만들었던 송파 세 모녀 자살 사건도 이 범주다.
또한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 수 증가 추세는 소비 위축과도 연관지어 볼 수 있다. 요즘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내수 부진도 따지고 보면 고용불안 저임금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높은 비율에서 찾아야 한다.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 고용불안과 정규직 노동자들에 비해 절반을 겨우 넘는 형편없는 소득은 건전한 소비마저도 위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고 이는 국가 경제에 좋지 못한 영향임을 직시해야 한다.
실례로 우리 회사 빌딩 미화원 아주머니 급여를 알아보니 월 147만 8천 원으로 150만 원이 채 안 된다고 했다. 비정규직 계약직이다 보니 급여 외에 별도의 보너스가 있는 것도 아니라고 한다. 이마저도 세금을 떼고 나면 급여통장에 입금이 되는 돈은 고작 130여만 원에 불과하다고 했다.
기초 생활에 필요한 최저임금과 비슷한 130여만 원의 쥐꼬리만한 수익에다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 살얼음판의 직장생활을 하는 미화원 아주머니에게 하루 세끼 밥만 챙겨 먹고사는 것 외에 먹고 싶은 것, 입고 싶은 것, 가지고 싶은 것이 있어도 거기에다 쓸 돈이 남아 있을 리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비정규직 증가는 저출산의 근본 원인 중 하나이기도 하다. 혼자 살기도 버거운 저임금에서 결혼하고 집 장만, 아이까지 낳아 키운다는 것은 개념상실 아니고는 생각도 못 할 일이다. 정부가 저출산의 심각성을 지적할 때마다 젊은이들이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실이 이런데도 기업은 채용 인원을 줄여만 가고 있다. 여기에 상시 구조조정을 하고 기존 정규직은 비정규직으로 돌리고 있는 기업도 있다. 문재인 정부가 주도하는 소득 주도 성장과 최저임금 인상도 반대하면서 인건비만을 줄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이제 비정규직 노동자 수 증가를 더 이상 두고 볼 수만 없는 벼랑 끝에 몰려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로 인해 발생되는 경제, 사회적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하는 것은 우리 사회 직무 유기다.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실을 정확히 파악하고 개선점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13년 전 미옥의 눈물을 이제 멈추게 할 때도 되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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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전 드라마 속 한가인의 눈물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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