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의 황당한 발목잡기... '유치원3법' 처리 무산

교육부 시행령 개정안 놓고 불만 표출하며 퇴장 ....패스트트랙 갈듯

등록 2018.12.20 18:20수정 2018.12.2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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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심사소위 참석한 박용진-곽상도 의원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 회의에 조승래 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 등이 참석하고 있다.
법안심사소위 참석한 박용진-곽상도 의원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 회의에 조승래 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 등이 참석하고 있다. 남소연

20일 '유치원3법'의 연내 통과를 위한 마지막 교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가 결국 한국당 의원들의 집단 퇴장으로 결렬됐다. 대체 법안 병합 심사 주장으로 논의를 지연 시킨 것을 시작으로, 바른미래당 간사인 임재훈 의원의 중재안까지 거부하며 임시국회 전 막바지 협상까지 파행으로 몰아간 것.

한국당의 이날 '발목잡기'  지난 17일 입법 예고된 교육부의 시행령 개정안에서 출발했다. 교육부가 국회 입법 없이도 해결 할 수 있었던 일을 국회에 책임 전가했다는 주장이었다. 교육부는 당일 ▲국가회계시스템인 에듀파인 사용 의무화 ▲정원 감축 등 회계 부정 시 행정처분 등 유아교육법 시행령과 사학기관 재무, 회계 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바 있다.

교육부의 책임을 먼저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김현아 한국당 의원(비례대표)은 이날 회의장을 나서며 "입법권과 행정부 견제 기능 회복의 측면에서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교육부가 적반하장으로 국회 탓으로 핑계를 댄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우리) 지도부가 오늘 논의는 더 이상 무의미하다고 연락이 와서 그냥 나간다"고 설명했다.

유치원3법의 국민적 지지가 있었기 때문에 시행령 통과도 이뤄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회계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것에는 이의가 없지만, 절차적 문제 제기를 해야 한다"고 일축했다. 이전 법안심사소위에서 법안 통과를 가로막았던 학부모부담금 처벌 조항 신설 등 주요 이슈는 테이블에 제대로 오르지 못한 채 그대로 종결됐다.

홍영표 "한국당, 끝내 반대의 길 선택"

이로써 유치원3법의 연내 통과는 더욱 불투명해졌다. 교육위원회는 오는 24일 전체회의를 열어 막판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바른미래당과 함께 이날 회의에서 유치원3법의 패스트트랙을 시도하겠다는 계획이다. 패스트트랙은 교섭단체 간 이견으로 법안 심사가 지연될 경우 소관 상임위원 5분의 3 이상이 찬성할 때 330일 후 본회의에 자동 상정하는 제도다.
 
생각에 잠긴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생각에 잠긴 홍영표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남소연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법안심사소위 결렬 직후 회의실을 찾아 민주당 위원들과 안건 처리를 논의하기도 했다. 홍 원내대표는 회의 직후 취재진과 만나 "오는 27일까지 노력해 보겠지만, 한국당은 끝내 반대하는 길을 선택한 것 같다"면서 "12월 임시국회에서 패스트트랙으로 올리지도 않고 해를 넘기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유치원3법을 대표 발의한 박용진 의원은 답답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박 의원은 같은 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발목 잡을 만큼 잡았고 시간 끌만큼 끌었으니 이제 국회는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면서 "한국당은 철이 없어도 유분수지, 세상에 교육부가 할 일을 했다고 짜증을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패스트트랙 안건을 단일안으로 낼 것"이라면서 "크리스마스 전에 선물을 만들어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법안소위원장인 민주당 소속 조승래 의원은 한국당 위원들의 파행 선언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조 의원은 이날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교육부 탓을 하는 것은) 파행 사유치고는 궁색하다, 박용진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를 지적한 이후 교육부는 공공성 강화 대책을 발표하며 에듀파인의 단계적 도입을 수차례 밝혀 왔다"면서 "한국당이 유치원 관련법을 개정하려는 의지가 없는 것으로밖에 달리 해석이 안 된다"고 말했다.

교육부를 바라보는 해석도 달랐다. 조 의원은 "교육부 법 내에서 시행령을 개정하는 것이 왜 국회 법안심사소위에 장애를 초래하는지 모르겠다, 교육부가 자기 일을 늦게나마 하게 된 것이고 오히려 격려를 해야 한다"면서 "오히려 국회가 부끄러워 해야 한다, 한국당은 (유치원3법의) 일점일획도 못 바꾼다는 거다"라고 지적했다.

임재훈 바른미래당 의원은 "한국당이 법안소위 합의를 저지하기 위한 또 다른 전략의 일환이라고 폄훼하고 싶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임 의원은 "임시국회 내 법안이 처리되도록 노력하고, 한국당 의원들도 주말 내내 고민해서 전향적인 협조로 나와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임 의원은 또한 "제 개인적으로는 (패스트트랙) 의지가 충만한데, 지도부와 협의해 생산적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법안심사소위는 오전 10시부터 시작해 오후 6시까지 진행하기로 했지만, 한국당 위원들이 오후 4시께 퇴장하며 논의가 중단됐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패스트트랙 처리안에 대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결과는 똑같을 것"이라면서 "(임재훈 의원의 중재안으로 올려도) 내용과 효력은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용진 #유치원3법 #자유한국당 #교육위원회 #패스트트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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