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통합 림형석 총회장. 이 교단은 림형석 총회장 이름으로 신년사를 냈는데, 그중 일부 내용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지유석
현 림형석 총회장도 지난 10월 취임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무엇보다 우리는 창세기 1장에서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셨다'는 창조 신앙을 갖고 있으므로, 동성애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번 신년사에서 밝힌 성평등 정책 반대 서명운동은 이 같은 교단 입장의 연장선상에 놓인 셈이다.
그런데 세부지침은 더욱 논란거리다. 예장통합 교단이 신년사에서 밝힌 성평등 정책 반대 서명운동의 세부지침은 이렇다.
"① 총회 홈페이지의 관련 자료와 영상을 사용하십시오. ② 교회학교에도 동성애의 잘못을 교육하고, 초등학생 이상 서명을 받으십시오. ③ 많은 교우들이 서명하도록 예배 전후에 서명지를 배부하여 그 자리에서 서명하게 하십시오. ④ 2019년 1월 말까지 모든 교회가 빠짐없이 서명에 참여해 주십시오."
세부지침 가운데 ②항 '교회학교에서 동성애의 잘못을 교육하고 초등학생 이상 서명을 받으라'는 대목은 논란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교회학교는 초등, 중·고등학교 학생 신자를 위해 따로 마련한 예배 공간이다. 이런 공간에서 '동성애의 잘못을 교육하라'는 교단의 지침은 학생들에게 성소수자 혐오 감정을 심어주라고 잘못 해석될 위험성이 높다.
"다양성 가르치기 전에 편견부터... 전체주의적 발상"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A 신학생은 "자신들 목적 달성을 위해 아이들까지 이용하려 한다는 발상은 너무 폭력적이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섬돌향린교회 임보라 목사도 '전체주의적인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임 목사의 말이다.
"성평등은 어린 시절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이미 미국 UCC(연합 그리스도의 교회, United Church of Christ)는 어린이에게 성평등 교육을 위한 교재도 마련해 가르치고 있다. 예장통합의 발상은 다양성을 가르치기 이전에 동성애가 잘못이라는 편견을 심어줄 수 있다. 이건 전체주의적이다. 법으로라도 제동을 걸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이 같은 논란에도 예장통합은 "서구의 교회들이 이 문제에 소극적으로 대처하다가 동성애가 합법화되어 그리스도인들이 동성애에 대해 공적으로는 물론 사적으로도 말을 하지 못하게 된 현실을 생각하시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교단 내 현안인 명성교회 세습과 관련해서는, "명성교회가 속한 동남노회 수습전권위원회를 소집했다"고만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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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이상 서명 받으라" 보수 교단의 이상한 지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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