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스 테라스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바타드 마을 모습
신한범
다랑이 논의 맨 아래가 가장 먼저 만든 것이고 위로 올라갈수록 최근에 만든 것이다. 인간의 피땀 어린 노력과 자연환경이 조화를 이루어 빚어낸 장대한 생활문화 경관인 것이다. 다랑인 논에는 나무의 나이테처럼 수천 년의 유구한 삶의 모습이 켜켜이 쌓여 있었다.
선배 졸업식 모습
필리핀 바기오 어학연수가 막바지로 가고 있다. 기간이 얼마 남지 않으니 시간에 가속이 붙은 듯 모든 것이 빨라지고 있다. 다음 주가 마지막이라 생각하니 그리움이 솟구쳤다. 3개월의 연수 기간을 통해 소소한 일상이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는 사실을 배웠다.
나에게 힘을 주며 슬플 때나 기쁠 때나 항상 함께하는 가족, 너스레를 떨지만 늘 즐거움을 주며 술자리를 함께하는 친구, 사소한 일을 가지고 일희일비했던 직장 동료 등. 함께 이야기하고 식사하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상대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세상과 내가 어우러져 살 때가 행복이었음을 한 발짝 뒤로 물러나서 보니 알 것 같다.
어학원 입학은 매주 월요일에 이뤄진다. 우리나라, 일본, 대만, 중국 등에서 주말에 출발해 마닐라를 거쳐 토요일이나 일요일 밤에 어학원에 도착하면 월요일부터 연수가 시작한다. 연수 기간은 천차만별이지만 기간에 상관없이 마지막 주 목요일 점심시간에 라운지에서 졸업식이 거행된다.
선배 졸업식에 참석했다. 다음 주가 나의 차례여서 졸업식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했다. 사각모와 꽃다발로 멋을 낸 졸업생들이 졸업장을 받고 소감을 발표하는 순으로 진행됐다. 식당 모습은 엄숙함보다는 축제 분위기였으며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간다는 호기심 때문인지 모두 들뜬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