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옥시를 막자!"'가습기살균제 참사 전국네트워크' 출범식이 지난 2016년 6월 20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앞에서 피해자와 가족모임, 시민사회,종교,보건의료,노동계 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이들은 '옥시의 완전 퇴출, 가해기업 및 정부의 책임자처벌, 옥시 재발방지법 제정 등을 관철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대외렵력위원장을 맡은 장하나 전 의원이 출범식에 참여하고 있다.
권우성
희귀난치성 폐질환으로 9년 동안 투병해온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가 지원 대상으로 인정받은 지 한 달여 만에 숨졌다.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회적참사 특조위)'는 18일 가습기 살균제 피해 '특별구제계정' 대상자인 고 조성화(55)씨가 지난 15일 숨졌다고 밝혔다. 특조위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 1997년 둘째 아이 출산 이후 가습기살균제 옥시 제품을 사용했고, 지난 2009년 희귀난치성질환인 '특발성폐섬유화' 진단을 받아 투병해 왔다.
'옥시 제품 영향' 인정 못 받아... "정부 판정 기준 지나치게 엄격"
정부는 지난해 4월 조씨의 증세가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이 없다'(4단계 중 1, 2단계만 피해 인정)라고 판정해 아무런 지원을 하지 않다가, 지난해 12월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특별법 개정된 뒤 뒤늦게 특별구제계정 대상자로 인정했다. 조씨는 생전에 병원비 등 피해 구제를 신청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조씨는 지난해 9월 폐 이식 수술을 받은 뒤 회복하지 못했고 지난 15일 결국 사망했다.
전날(17일) 발인식을 마친 조씨 남편 송기진씨는 이날 <오마이뉴스> 전화 인터뷰에서 "9년 전 아내가 병에 걸렸을 때만 해도 옥시와 관련 없다고 생각했는데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터지고 아내가 장모와 같은 병으로 죽은 뒤 옥시가 죽였다는 확신이 짙어졌다"라면서 "지난 2016년 피해 신고를 했는데 정부에서는 지난해 4월 아내의 폐 섬유화 진행 방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옥시 영향을 인정하지 않아 현재 재심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씨는 "지난달 중순 '특별구제계정'을 신청해 이달 중 지원비가 지급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6월로 미뤄졌고 그 사이 아내의 상태는 급격히 나빠졌다"면서 "나와 가족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지금도 고통 받는 수많은 사람들을 위해 사회적 활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발인식에는 조씨와 같은 병원에서 폐이식 수술을 받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안아무개씨도 참석했다. 안씨는 "폐 이식 환자들 인터넷 모임방에서 같이 활동했지만 조씨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인 줄은 몰랐다"면서 "제조사와 정부의 잘못이 제대로 가려지지 않았는데 피해자들이 계속 세상을 떠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