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핵 순례길에 나선 강우일 천주교 제주 교구장사진의 가운데 서서 걷고 있는 털모자를 쓴 사람
김광철
이날 제주 지역 탈핵 순례길에 나섰던 강우일 주교와 탈핵 관련하여 몇 가지 현안들에 대하여 들어 보았다.
- 연세도 높고, 교구 일 등으로 바쁘고 힘드실 텐데, 어떻게 탈핵 순례길에 나오게 되셨습니까?
"탈핵의 문제에 대한 주교회의의 의견은 '지역 사람들의 문제이면서 국민들의 문제이다. 방사능은 국경도 상관 없이 모든 나라를 힘들게 한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에게 알려내는 것이 당연하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사고 이후 많은 생각을 하고, 논의를 하면서 탈핵을 위한 책자도 펴 내는 등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성원기 교수가 이렇게 탈핵을 위하여 헌신적으로 걷고 있어서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 연대를 하기 위하여 나선 것이다."
- 오늘 아침 한림성당에 걸려있는 현수막을 보니 "생태 영성의 삶을 사는 소공동체'라는 현수막이 붙어 있었습니다. 이는 교구장님께서 2019 사목교서로 내리신 것이라고 들었는데, 어떻게 이런 주제가 자리 잡게 되었습니까?
"제주교구에서는 3년째 생태 운동을 하고 있다. 유네스코 3관왕 제주가 자연이 잘 보전이 되었으면 좋겠다. 근래에 들어 이 아름다운 자연이 개발과 광관 등으로 훼손되는 것을 보면서 정부와 지자체 등이 자연을 망가뜨리는 정책에 대하여서 너무 안타깝게 생각해서 이런 운동을 하게 되었다."
- 지난해에는 남북미 정상 회담이 이루어지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서 많은 기대와 희망을 갖게 했지만 요즘 좀 삐걱거리는 것 같은데 어떻게 전망하시는지요? 그리고 이번 탈핵 순례길에서 한반도를 넘어 전 세계의 핵무기와 핵발전의 폐기 문제를 외치고 있는데, 어떻게 바라보십니까?
"전 세계의 탈핵은 강대국들이 적극 나서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본다. 한반도 비핵화 문제도 잘 풀릴 것으로 본다. 미국의 역할과 인식이 중요한데, 미국은 선민의식, 세계 경찰국으로서의 신념 등은 보수든 진보든 큰 차이가 없다. 그렇지만 옛날처럼 냉전적 사고의 틀을 갖고 보면 안 된다. 미국도 대중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국수주의적으로 흐를 수 있지만 미국 전체 흐름으로 보아서는 계속 국가주의적 편협한 국가관으로 가진 않을 것으로 본다."
- 지금 우리 인류는 '지속 가능한 미래'에 대하여 많은 회의적인 시각이 있습니다. 이런 시각에서 우리 국민들이나 인류의 삶은 어떠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사실 이 문제는 심각하다. 한없는 소비주의 풍조는 100년도 안 되는 역사 속에서 만연되어 왔다. 이런 습성을 우리 후손들을 위해서 과감하게 뜯어고치지 않으면 지구 멸망의 길로 갈 수밖에 없다. 후쿠시마와 같은 재앙이 일어나면 이런 것을 계기로 하여 더욱 깨달아야 한다.
기술 문명의 발전으로 풀 수 있다는 환상은 버려야 한다. 갈수록 지속가능성은 악화되고 있다. 기술적으로 접근한다면 풍선효과와 같이 어는 한 쪽은 또 망가질 수밖에 없다. 우리의 과소비 지향적이고 안락한 삶을 지속적으로 추구한다면 정말 우리의 미래는 없다. 불편하고 힘들더라도 이런 풍조를 바꿔내기 위하여 큰 각성이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