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금강 합강리 모래톱에서 휴식 중인 독수리와 흰꼬리수리.
대전환경운동연합
세종시 합강리 지역의 겨울철새를 조사해 보니 2년 만에 9종 303개체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세종보 수문개방이 생태계를 회복시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만일 세종보가 완전히 해체된다면 생태계회복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지난 2015년부터 세종시에 위치한 금강 합강리(세종보 상류)에서 겨울철새 모니터링을 실시해 오고 있는 대전환경운동연합과 한남대야조회는 지난 26일 진행한 모니터링 조사결과를 31일 발표했다.
2018년 겨울조사에 해당하는 이번 조사는 1월 29일 하루 동안 '단안전수조사'로 시행됐으며, 조사지역은 세종시와 충북 부강면 경계지역에서부터 대전-당진간 고속도로 교각까지로 약 12km구간이다.
그 결과 총 64종 2707개체의 조류가 발견됐다. 이중 물새는 35종 1759개체로 조사됐다. 이는 2017년 총 55종 2404개체(물새는 29종 1532개체)와 비교해 9종 303개체가 증가한 결과다.
물새 중 특히 낮은 물을 선호하는 수면성오리가 2016년 690개체, 2017년 1266개체에서, 1453개체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4대강 정비사업 이후 '호소화(湖沼化, 물이 흐르지 않아 호수와 늪 등으로 변하는 현상)'으로 변했던 지역이 수문개방이후 모래톱과 하중도 등이 생겨나고 수심이 낮아지는 변화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고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설명했다.
또한 4대강 사업 이전 300-500마리가 서식하던 황오리는 2017년 7개체에서 61개체로 급증했고, 그 동안 관찰되지 않았던 '큰고니(천연기념물 201-2호, 멸종위기종 2급)' 9개체와 '큰기러기(멸종위기종 2급)' 11개체, 그리고 쇠기러기 등도 추가로 발견되기도 했다. 이 역시 수문개방 이후 서식환경이 개선되면서 월동지로 다시 이 지역을 찾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수문개방 이후 서식하는 월동조류의 서식밀도와 개체수가 증가하는 경향성이 나온 것은 매우 유의미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최상위포식자인 맹금류 역시 개체수와 종수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맹금류는 7종 60개체가 조사되어, 2017년 6종 42개체 보다 증가 했다. 특히 '새매(천연기념물 323-4호, 멸종위기종 2급)'와 '참매(천연기념물 323-1호, 멸종위기종 2급)', '큰말똥가리(멸종위기종 2급)'가 새롭게 발견됐다.
지난해 5개체였던 흰꼬리수리는 총 19개체나 확인됐는데, 이는 흰꼬리수리의 최대 월동지기록으로, 합강리의 생태적 균형이 매우 높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고 분석됐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맹금류는 대부분 멸종위기종에 속한다.
이번 조사에서 발견된 법적보호종은 큰고니, 큰기러기, 황조롱이, 참매, 새매, 흰꼬리수리, 독수리, 큰말똥가리, 흑두루미, 검은목두루미, 흰목물떼새, 원앙 등 모두 12종이다. 지난해 8종에서 올 해 12종으로 법적보호종 역시 증가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