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약물투약 사건' 진실 밝혀질까

[현장] 이재명 지사 6차 공판, 초반부터 검찰과 변호인 쉴 새 없는 날선 공방

등록 2019.03.01 12:06수정 2019.03.08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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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차 공판에 출석하며 기자들의 질의 응답을 하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6차 공판에 출석하며 기자들의 질의 응답을 하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박정훈
[기사 수정 : 1일 오후 4시 50분]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핵심 쟁점인 친형 강제입원과 관련해 '2002년 이재선씨 관련 용인H정신병원 차트기록'과 '2002년 약 복용을 들었다는 증언', '경찰의 증인회유 정황'까지 쏟아져 나왔다.  

이재명 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관련 기소 사건들 가운데 최대관심사인 '친형 강제입원'에 대한 법원의 6차 공판이 열린 지난달 28일 친형 강제진단 의혹 사건과 관련 검찰 측 3명, 이재명 지사 측 1명 등 모두 4명의 증인이 출석해 본격적인 증인신문에 들어갔다. 

특히 최대관심사인 친형 강제입원 혐의에 대한 심리인 만큼 핵심 쟁점을 놓고 재판 시작부터 끝까지 검찰과 변호인 측의 날선 공방이 쉴 새 없이 이어졌다. 이날 검찰은 2명의 검사를 배석시켜 교대로 증인신문을 이어갔고 변호인 측도 변호인단을 통해 주로 3명의 변호사가 돌아가며 반박과 재반박에 나서며 긴장감을 놓지 않았다. 나승철 변호사도 대기하며 검찰의 지적에 반박에 나서기도 했다. 

이에 담당 부장판사는 양측이 논쟁이 거세지면 잠시 중재를 시키기도 하고 추가 보충질문에 나서기도 하며 양측의 치열한 공방을 조절하며 심리를 이어갔다. 간혹 이 지사도 검찰 측의 공소사실에 자신이 적극적으로 직접 설명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초반 검찰 측은 "직권남용 혐의에 대한 녹취파일을 공판에서 재생해야한다"고 재판부에 요청하며 녹취파일 공개에 동의하지 않는 것에 대해 지적했다. 이에 이 지사 측은 "의도를 가지고 잘라낸 일부 편집본이 아닌 원본 전체가 아니면 인정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이어 검찰 측이 "압수한 휴대폰을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아 알 수 없는 상태"라고 지적하자 이 지사가 직접 나서 "검찰을 신뢰할 수 없다. 검찰이 아닌 법원 측이 요청하면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이 사안은 재판 말미에도 검찰 측이 "보건소장 진술회유 및 비서실장 지시내역 등 확인하려한다"고 하자 이 지사가 직접 "(검찰은 압수된) 휴대폰 언제 바뀐 건지 안다"고 증거로서의 효용성에 의구심을 나타내며 대립각을 세웠다. 이에 검찰 측이 다시 "기존 내용을 백업해 놓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하자 해당 판사가 직접 나서 "유죄입증에 꼭 필요한가"라고 묻자 "꼭 그렇지 않다"는 검찰 측의 답변에 변호인 측에 가환부(임시로 돌려주는 것)를 신청토록 안내하기도 했다. 

검찰 측은 또한 변호인 측에 "위증 시 고발하겠다는 문자메시지에 대해 협박에 해당한다"고 유감을 나타내자 나승철 변호사는 "재판위증은 범죄다. 범죄고발이 무슨 잘못인가"라며 반박했다. 


"2002년 이재선 씨 용인H정신병원 차트 기록 존재...진료여부는 확인 안 돼"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재명 경기도지사박정훈
 
이날 변호인 측은 재판 초기 "가족에 의한 진단신청이고 시장이 아닌 시민의 의한 민원이라고 본다면 이 사건 이해가 좀 더 쉬울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어진 증인 신문에서 정신과 전문의 서 모씨는 "이재선 씨를 실제 본적은 없다. 이재명 형님인 이재선씨의 부인이 내원해 남편으로 인해 힘들다고 상담했다"며 "일을 막 벌이고 흥분을 하고 누구랑 잘 싸운다고 해서 조울증이 의심되니 입원을 권유 했다"고 말했다. 

서 모 씨는 "2014년 이재선 씨의 부인에게 입원권유는 적법한가"라는 변호인 측의 질문에 "그렇다. 본인이 안 오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특이한 부분은 용인H정신병원에서 2002년 2월 16일 이재선 씨의 차트기록이 있다는 점이다. 검찰 측에 따르면 종이 차트가 있는 것은 아니고 그 차트를 폐기했다는 전산 내역이 있어 차트가 있었다는 추정이 가능한 상태다. 이에 서 모씨는 "(가족들에 의해)진료예약은 돼있으나 안 오시는 경우이거나 아니면 치료를 받으셨는데 기억을 못해서 그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재선씨가 생전에 증인이 약을 줬다고 얘기했다"는 변호인 측의 지적에 "제가 입원권유해서 저에 대한 분노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녹취록 공개한 현 모 씨...눈물보인 이 지사 보며 형님 취재 보류"
 
 6차 공판에 출석하며 기자들의 질의 응답을 하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6차 공판에 출석하며 기자들의 질의 응답을 하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박정훈
 
이날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는 이재선씨와의 녹취록 공개로 핵심증인으로 관심을 모았던 현직 언론사 간부 현 모 씨는 자신이 당시 사용하던 테이프형 녹취용 전화기를 들고 나왔다. 

그는 지난 2002년 재선 씨로부터 "정신과 의사를 만난 뒤 약을 먹고 있다"는 말을 직접 들은 <경기방송> 기자로, 이날 공판에 이재명 지사 측 변호인의 요청으로 출석했다.

그는 "취재를 통해 알게 된 재선 씨에게 2002년 당시 약을 먹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그에 대한 경계심으로 인해 녹취를 꼼꼼히 했다. 아직도 관련테이프를 보관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사한 시기 술자리에서 백 모씨가 이 지사에게 "가져다준 약은 잘 먹고 있느냐"는 말을 들은 것으로 기억한다"며 "당시 이 지사가 형님이 약 먹고 있으니 (자신에게 형과)대립하지 말아달라고 눈물을 보이며 형을 걱정하는 모습에 진심 느껴 취재를 보류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틀에 걸쳐 "약을 처방받았다", "계속 먹고 있다"는 이재선의 생전 통화내용도 공개해 추후 이재선의 정신과 약물복용 근거 중 하나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여부도 주목된다. 

"증인 회유 주장까지...경찰 수사방식 문제제기 나올 수도"
 
 6차 공판을 마친 후 자신의 지지자들과 일일히 악수하는 모습
6차 공판을 마친 후 자신의 지지자들과 일일히 악수하는 모습박정훈
 
이어진 추가 증인 신문에서 경찰의 증인회유 정황 포착도 나타났다. 이날 검찰 측 증인으로 나선 성남시공무원 소 모 씨가 경찰에 출석해 참고인 조사를 받을 당시 경찰의 회유가 있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소 모 씨 "휴식시간에 경찰에서 누가 진술서를 쓰라고 지시했느냐"며 "약 3시간 40분의 조사에서 반복질문을 계속하며 회유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억이 안 나는데 아무나 이름대도 되느냐"고 하자 경찰은 "그렇게는 안 된다"고 했다면서 "같은 내용의 반복질문이라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추후 사실관계 확인이 아닌 미리 정해놓은 답변 맞추기 식 수사를 했다는 증언으로 볼 수도 있어 경찰의 수사방식에 대한 문제제기가 나타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이날 재선 씨가 생전에 자신에게 약물을 건네 준 사람으로 지목했던 백 모 의사, 서 모 의사 등을 증인으로 신청했으나 백 씨는 이번 공판에 출석할 수 없다는 의사를 밝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재선 씨 측은 언론 등을 통해 수차례 "2002년 당시 정신과 진료가 없었다"며 정신질환으로 인한 약물투약을 강하게 부인해왔다. 

반면 이 지사 측은 "형님 부부와 의사가 함께 만난 식사 자리에서 출장 진료 형식을 빌려 약물을 처방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후 2시 재판 시작 후 약 5시간 반 이후인 오후 7시 30분경 재판정을 나온 이 지사는 자신의 이름을 외치며 기다린 약 200여명의 지지자들과 일일이 눈인사 및 악수를 나누며 자신의 차량에 올랐다. 

이날 재판 전 법원에서는 다수의 이 지사 지지자들과 이 지사 처벌을 촉구하는 일부 시민들의 충돌로 고성이 오가며 재판 시작 전부터 아수라장이 됐다. 이 지사 지지자들이 재차 경찰들에게 항의하는 상황이 연출되며 아슬아슬한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한편, 이재명 지사 담당 재판부인 수원지법 성남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최창훈)는 앞으로 재판을 주 2회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지사의 다음 공판은 3월 4일 오전 10시로 예고됐다.
 
 이재명 경기지사 6차 공판에서 지지자들과 반지지자들의 일촉즉발 모습
이재명 경기지사 6차 공판에서 지지자들과 반지지자들의 일촉즉발 모습박정훈
 
덧붙이는 글 경기 미디어리포트에도 송고됩니다.
#이재명 #강제진단 #성남지원 #공직선거법 #직권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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