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처음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김연철 통일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야당의 검증 초점은 그의 '말과 글'에 맞춰져 있다. 주로 그가 소셜미디어에 썼던 얘기와 기고문이 검증 대상이고, 정책 소견이 집약돼 있는 저서들은 논외인 상황이다.
김 후보자는 과거 페이스북에 여러 정치 사안들을 언급하면서 거침없는 언사를 했는데, 2016년 추미애 민주당 대표를 '감염된 좀비'로, 김종인 민주당 비대위 대표는 '박근혜가 씹다 버린 껌' 등의 막말로 표현한 게 문제가 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이던 지난 2015년 3월 천안함 사건 5주년을 맞아 강화도 해병대를 방문했는데, 이때 김 후보자는 "군복 입고 쇼나 하고 있다"라고 썼다. 문 대통령은 자신더러 '쇼나 하고 있다'고 한 사람을 장관으로 뽑은 격이 됐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19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김 후보자의 이같은 언사들을 알고 있었지만 여러 후보자 중 가장 낫다는 판단을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과거 자신에 대해 막말을 했다고 해서 장관직에서 배제하지는 않는다는 실용적인 자세를 보여준 셈이 됐다.
사실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것이, 공직자가 아닌 사람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에서 정치 관련 비평을 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다. 만약 사회적 약자들을 비하하거나 반사회적인 성향을 노출했다면 아무리 사적 영역에서 한 행위라도 부적격 사유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김 후보자의 경우에는 정치 비평 과정에서 해당 발언들이 나왔다는 점에서 '입이 걸다'고 할지언정, 장관 자격 부족으로 보긴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