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대전악취해결촉구주민대책위원회'는 2일 오전 대전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관평, 구즉일대 주민들은 악취로 인해 심각한 고통을 받고 있다"며 "대전시는 악취문제 해결을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오마이뉴스 장재완
대전 유성구 관평동과 구즉동 주민들이 '악취'로 인해 못살겠다며 악취원인 실태조사와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북대전악취해결촉구주민대책위원회(위원장 박이경수, 이하 대책위)'는 2일 오전 대전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관평, 구즉 일대 주민들의 악취로부터 자유로운 생활권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약 6만 명에 가까운 주민이 거주하고 있는 관평·구즉 일대는 대전시가 대덕테크노밸리를 개발하면서 새롭게 조성된 대규모 주거밀집지역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주거밀집단지와 인접한 곳에 대덕3·4산업단지와 쓰레기매립장 등이 있어 주민들이 악취에 시달리고 있는 것.
이 같은 악취는 어제오늘의 민원이 아니지만, 최근 들어 갈수록 악취가 심해지자 주민들이 대책위를 구성, 공동행동에 나선 것이다.
대책위에 따르면, 주민들의 악취 민원이 지속되자 대전시는 2009년 대덕산업단지 악취배출 사업장 14개소와 1차 '악취저감 자율협약'을 체결했고, 그 이후에도 지속적인 '악취저감협약'과 '공동감시활동' 등을 진행했으나 개선되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 2016년 한솔제지의 소각로가 증설되고, 2017년에는 금고동 매립지 내에 음식물폐기물과 음폐수를 처리하는 '대전바이오에너지센터'가 가동하면서 '악취'는 더욱 심각해졌다.
이에 주민들은 온오프라인을 통해 만나 대책위를 구성했고, 지난 해 12월 정식으로 출범시켰다. 또한 대전시와 악취문제 해결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에 나서고 있다.
대책위는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관평, 구즉 일대 거주하는 주민들이 악취에 시달린 지 10년이 넘었다"며 "우리 지역은 북쪽의 대덕산업단지, 동쪽의 원촌동 폐수처리장, 서쪽의 금고동 매립지의 악취가 사계절 끊이지 않고 유입되어 생활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게다가 우리 지역은 갑천과 산으로 둘러싸인 지리적 특성과 높은 대기안정도 등으로 악취의 원인 물질들이 우리 지역으로 유입되어 정체되면서 다른 주거지역보다 악취가 더욱 심각한 수준"이라며 "그럼에도 대전시는 이러한 악조건을 가진 지역에 대규모 주거단지를 조성해 놓고 주민들의 고통과 불편을 가벼이 여기며 적극 대처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대책위는 또 "특히, 지난해는 예전처럼 하절기에만 악취가 발생하는 게 아니라 동절기에도 악취가 끊이질 않았다"며 "유해물질 소각하는 냄새가 밤낮으로 나서 문을 열어놓지 못하고, 심지어 자다가도 악취로 인해 깨거나 집안에서 구토를 하고, 두통과 호흡기 질환을 호소하는 등 주민들은 심각한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책위는 "악취는 단순히 기분 나쁜 냄새가 아니다. 주요 악취 물질들은 인체에 유해하고, 이미 주민들은 여러 질환들로 인해 고통을 겪고 있다"며 "그럼에도 대전시는 '악취의 엄격한 배출허용기준 조례' 제정을 미루고 주민들의 고통에 눈을 감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끝으로 "대전시는 더 이상 악취 문제를 간과하지 말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주민과 소통에 나서라"며 ▲ 악취문제 해결을 위한 사업자, 행정, 주민,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TF팀 구성 ▲ 악취문제 해결을 위한 종합대책 마련 ▲ 악취규제와 엄격한 관리를 위한 조례제정 ▲ 악취전광판 선치 및 악취정보 투명하게 공개 ▲ 악취모니터링 시스템 설치 등을 촉구했다.
대책위는 아울러 환경부에 대해서도 ▲ 북대전(관평, 구즉, 신탄진) 일대 악취실태현장조사 실시 ▲ 악취 원인에 대한 자료 공개 및 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