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철길 가로막는 미국 대북제재 해제하라"

[광화문 광장의 토요일] 코레일 직원의 1인 시위

등록 2019.04.08 09:50수정 2019.04.08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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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환

 

ⓒ 이창환


4월 6일, 광화문 광장을 방문했다. 제주 4.3 사건 관련 피켓을 들고 있는 학생들과 4.3사건을 주제로 한 뮤지컬 공연 리허설이 한창이었다. KBS, 연합뉴스 카메라들도 4.3 사건으로 물든 광화문 광장을 비추고 있었다. 이 중 유일하게, 작업복과 안전모, 그리고 마스크를 쓰고 있는 남성이 있었다. 아무도 관심 갖지 않아서 그런지 '남북 철길 가로막는 미국 대북제제 해제하라'라는 포스터가 더 눈에 띄었다.

1인 시위를 진행하는 이는 김용덕(56·코레일)씨 였다. 그는 취재진을 보더니 "옛날에 철도 민영화 때 취재 나오더니 그 이후 처음이다" 며 반가워했다. 취재진은 어렵지 않게 그와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다음은 그와의 간단한 인터뷰 내용이다.

- 간단한 소개를 들을 수 있을까요?
"저는 코레일에서 기차를 정비하는 56살 김용덕입니다. 자동차는 정비 못해도, 코레일에 있는 모든 기차는 전부 제 손으로 정비 할 수 있습니다."

- 시위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지난 해 공동조사와 착공식이 있지 않았습니까? 해당 과정에서도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제라며 기름을 못 가져가게 하는 등의 훼방이 있었습니다. 또한 하노이 회담 전까지만 해도, 우리 철도 노동자들은 적어도 철길 연결까지는 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하노이 회담 후, 합의문 하나 없이 회담 결렬이라는 이유로 다시 철도 사업에 어려움이 생긴다는 것은 속상한 일이죠. 그래서 이와 관련해서, 미국 대북제제 없이는 원활히 진행 되지 않겠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이러한 내 의견을 말하고 알리고 싶습니다."

- 그러나 이것은 회사 차원이 아닌 개인 차원의 시위가 아닌가요? 날씨도 안좋은데 굳이 이렇게까지 하시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이런 시위를 한다고, 누군가 나를 더 좋게보는것도 아니고, 저의 노동조건이 개선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철도가 연결이 된다면 우리나라와 한국 철도 공사에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저는 우리나라의 철도가 위로는 못가기 때문에 현재 '섬나라 철도' 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남북철도 연결을 통해 러시아, 하노이 프랑스 뿐만 아니라 유라시아 전체를 횡단할 수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

- 시위 도중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우선 혼자 여러 가지를 준비하니 어려웠습니다. 해당 포스터는 업체에 맡겨서 인쇄한 것이고, 연결되어있는 봉과 줄은 현장에서 사용하는 자재를 통해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어려움을 제외하고 간혹 안좋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한 분은 저를 한참 동안 쳐다보더니 '그렇게 좋으면 너 혼자 북한 가서 살아'라며 화를 내시기도 합니다. 그래도 보람찬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저는 우리 나라가 미국의 제제 없이 남북 두 정상이 직접 대화를 더 하고, 미국의 대북제제 없이 일 처리가 진행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로 인해 바뀔 것이라고 보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알진 못하겠지만, 이런 의견도 있다고 알아주면 감사하겠습니다."


지난해 12월 26일 개성에서 열린 남북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이 열렸다. 남북 경협의 시작이 희망적으로 이루어지는 듯 했다. 그러나 2월 27에 열린 하노이 회담의 결렬 후, 남북 관계는 다시 얼어붙었다.

정부가 지난해 11월 30일부터 12월 17일까지 진행한 경의선·동해선 철도 북측 구간 남북 공동조사 결과, 시스템 전분야에 대한 노후화가 심각하다고 공개되었다. 이러한 노후화도 문제지만, 이보다 시급한 해결과제는 얼어붙은 남북 관계와 대북제제다. 이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이달 1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한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이 북미 간 협상의 다시 재개 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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