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숙 교수의 권번부채춤 춤사위
조종안
한국의 부채가 갖는 멋과 아름다움이 깃든 부채춤은 경쾌한 민속악 반주와 함께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국악의 꽃'이란 애칭을 얻으며 한국을 상징하는 춤으로 자리매김한 부채춤. 이 춤사위는 한국무용의 대가 김백봉이 1954년 창작한 것으로 전해지며 2014년 평안남도 무형문화재 제3호로 지정됐다.
'권번부채춤'은 장금도 명인이 동기시절(1940년대 초) 군산 소화권번에서 배우고 익힌 춤이다. 그러나 오랜 세월 묻혀 있다가 2015년 12월 서울 성암아트센터에서 열린 신명숙 대진대학교 교수 작품발표회 때 '권번부채춤'이란 타이틀로 처음 춤사위를 드러냈다. '권번부채춤'은 화려함보다는 담백하면서 예술적인 면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금도 명인은 생전 구술에서 소화권번에서 가르치는 춤을 모두 섭렵했음에도 '승무'와 '살풀이춤' 외에는 제대로 써먹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부채춤', '검무', '화관무' 등은 여럿이 추는 군무인 데다 일찍 활동을 접는 바람에 춤사위를 풀어낼 기회도 없고, 공간도 없었기 때문이었다는 것.
신 교수는 "권번부채춤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부채춤'으로, 장금도 선생이 배울 때는 부채에 국화, 매화 등 산수화가 그려져 있었다. 춤사위도 조선 시대 교방춤(교방무)과 가장 근접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따라서 군산소화권번은 우리나라 부채춤의 산실이므로 무용 역사도 수정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역사 속으로 사라진 기생과 권번 재평가하는 계기 됐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