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대회에서 유해발굴조사단 박선주 단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박선주 단장 뒤편 화면에 보이는 양팔을 든 채로 발굴된 유해 사진은 희생자들이 3~4m 정도 옮겨져 매장된 사실을 보여준다.
임재근
유해에서 많은 총상흔이 발견되었고, 탄두와 탄피도 발견되었다. 유해매장지에서 발굴된 총탄류가 M1과 카빈 탄두와 탄피인 점으로 보아 가해자는 군인과 경찰로 보인다고 유해발굴조사단은 밝혔다. 또한 발굴된 카빈탄두가 뭉툭한 것으로 보아 가까이에서 사살된 것으로 가늠되고, 발굴 현장에서 출토되는 탄두와 탄피가 다른 매장지에서 출토되는 수보다 적은 것은 학살된 장소와 매장된 장소가 같지 않기 때문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보고에 나선 유해발굴조사단 박선주 단장은 양팔을 든 채로 발굴된 유해 사진을 보여주며 "희생은 바로 옆 개천 뚝에서 이루어진 것이고, 희생자들을 끌어다가 바로 이 지점(유해발굴 지점)에다가 쌓은 것"이라며 "20~24제곱미터 밖에 안되는 곳에 40여 구의 시신을 쌓았기 때문에 유해가 2층 3층으로 층층이 쌓여서 발견되었다"고 말했다.
아곡리 유해 매장지에서는 모두 136점의 유품이 출토되었는데, 이중 '朴魯賢(박노현)'이란 이름이 전서로 인각된 플라스틱 계통의 도장이 출토되어 신원확인 여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었다.
도장의 주인인 박노현이란 이름이 진실화해위원회의 '청원 국민보도연맹 사건' 결정문 희생자 명부에서 확인되어 유족을 찾아내어 유전자 검사를 시도했다. 도장과 인접한 2구의 유해와 동생 '박노선'의 유전자 검사 결과 형제 관계라는 결과를 얻어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인접한 다른 유해에서 새로운 시료를 채취해 2차 조사를 진행 중에 있어 유해의 신원을 찾아낼 가능성도 기대하고 있다. 출품된 유품으로는 버클, 라이터, 안경, 담뱃대, 구두주걱, 시계, 거울, 빗 등이 포함되어 있어 희생자들의 신분이 당시 일정한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었다는 것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