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된 서천화력발전소지금은 가동하지 않는 서천화력발전소의 외관
녹색연합
삼십여 명의 활동가와 회원을 태운 버스가 네 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곳엔 그리 아름답지만은 않은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버스에서 내려 고개를 들어보니 두 눈에 들어오는 건 낡아빠진 높다란 굴뚝과 멋없는 공장.
2017년 7월, 34년간의 가동을 멈추고 비로소 폐지된 서천화력발전소 건물이다. 눈을 좀 더 즐겁게 해 줄 무언가를 찾아 고개를 돌리니, 이번엔 울타리 너머로 공사가 한창인 건설 현장이 보인다. 기껏 폐지한 노후발전소 바로 앞에 최신 시설이랍시고 새로 지어지고 있는 신서천화력발전소이다.
신서천화력은 대한민국 영토 내에 현재 건설 중이거나 착공을 앞둔 7기의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중 하나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무려 60기의 석탄발전소가 가동 중인데, 미세먼지 등 갖가지 환경문제에 대한 우려가 커짐에 따라 정부는 노후발전소 폐지 시점을 앞당기거나 추가 폐지 계획을 검토하는 등 탈석탄 정책을 좀 더 적극적으로 시행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실상은 7기의 발전소를 새로 짓고 있으니 앞뒤가 영 맞질 않는다.
정부와 발전사 측은 최신 기술을 적용한 신규 발전소가 기존 발전소보다 발전 효율이 높으며 유해물질 배출량도 훨씬 적다는 해명을 한다. 신서천화력의 건설·운영을 담당하는 한국중부발전은 총사업비 5분의 1에 달하는 2600억 원을 환경설비에 투자하여 세계 최고의 친환경발전소를 짓겠다며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뒤집어 생각하면, 석탄발전소 환경설비에 들어가는 그 많은 돈을 차라리 태양광 발전에 쓰는 편이 더 낫지 않을까 싶다. 그리하면 온실가스·미세먼지 배출량을 0으로 유지하며 전기를 만드는, 진정한 '친환경' 발전을 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