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화통역사 박미혜씨
이은주
박미혜씨가 수화 통역사가 된 것은 청각장애인인 부모님으로 인해 어릴 적부터 수화가 자연스러운 언어가 되었다.
2017년부터 홍성군수화통역센터에서 근무하게 된 미혜씨의 일과는 센터를 방문하는 농아인들을 대변해주고 거동이 불편해 도움을 요청하게 되면 언제든 달려가 그들의 소통창구 역할을 해준다. 이와 함께 수화를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화 교실을 운영하고 농아인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을 해주고 있다.
미혜씨는 "농아인과 비장애인과의 소통을 위해 수화로 의사전달을 하다 보면 이들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면서 "일대일 소통이 아닌 오롯이 수화에 의존한 채 대화를 하다 보니 때로는 농아인들의 감정전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안타까운 상황이 많다"는 고충을 토로했다.
농아인들의 일상적인 소통창구 역할을 하다 올해부터 처음으로 군의회 의정활동을 전하게 된 미혜씨는 "다소 생소한 행정 전문용어를 농아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있는 그대로의 수화가 아닌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감정을 담아 전달하려 노력했다"며 "또한 의원과 집행부의 질의와 답변을 동시통역 하다 보니 1인 2역으로 감정을 전달하기에 감정소비가 높아 어려움이 있었고 장시간 이어지다 보니 힘들었지만 의회의 많은 배려로 무사히 끝낼 수 있었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농아인들은 정보습득취약 계층으로 단순히 뉴스를 통해 시각적으로 사회 전반에 대한 일들을 파악해야 하는 것이 전부이다.
이번을 계기로 농아인들은 군정에 대한 관심도와 이해도가 높아져 이제야 비로소 지역사회의 일원이 된 것 같다는 감사 인사를 많이 받았다는 미혜씨의 표정이 밝다.
아직도 장애인에 대한 인식과 수화 통역사에 대해 신기한 듯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다는 미혜씨는 "수화는 농아인들만의 언어가 아닌 우리가 살아가면서 터득해야 할 또 하나의 언어"라며 "농아인들은 그들의 고충을 소리 높여 스스로 외칠 수가 없어 스트레스로 이어지고 좌절을 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아직 농아인들을 위한 배려가 부족하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세상과 단절된 농아인들을 위해 먼저 공공기관 등에 의무적으로 수화 통역사를 배치하거나 비장애인들의 수화교육을 확대해 일상에서 누구나 수화를 통한 대화와 소통이 이뤄질 수 있기를 바란다. 그래야 진정 함께하는 공동체 사회가 될 수 있다"는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