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 보수·진보 원로들이 모인 동아시아평화회의가 12일 오전 11시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8.15 74주년 특별성명 ‘한일관계의 위기를 넘어 동아시아의 평화로’를 발표하고 있다.
김시연
전직 국무총리와 국회의장을 포함한 정치·사회·문화·종교·언론계 원로들이 한국과 일본 양국 정부에 갈등 확대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일본은 경제보복 조치를 철회하고 양국은 즉각 대화를 재개하라고 요구했다 .
동아시아평화회의(좌장 이홍구 전 총리)는 12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발표한 8.15 74주년 특별성명에서 현재의 한일관계를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 이후 사실상 최악의 관계"라고 평가했다.
'지금 위기에 처한 것은 한일관계뿐 아니라 동아시아 전체의 평화'라는 게 이 단체의 지적이다. 평화회의는 "아베 일본 정부가 주도한 한국에 대한 무역보복과 평화헌법 폐기노력, 그리고 재무장 공언으로 동아시아의 평화는 지금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평화회의는 "한일 평화와 동아시아평화를 위해 일본 정부는 평화헌법을 개정해선 안 된다"며 "일본이 전후 아시아와 세계로부터 신뢰를 얻고 평화증진에 기여할 수 있었던 요인의 하나는 평화헌법과 비핵 3원칙에 있었다. 우리는 일본 국민과 정부에게 이를 지킬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평화회의는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론과 3.1운동 선언서를 인용하면서 "한반도 평화 없이는 동아시아의 평화도 없고, 동아시아의 평화 없이는 한반도 평화도 없다. 그러므로 한반도와 동아시아평화를 위한 한·일의 경제협력이 약화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우리는 한반도 평화와 한·일 평화가 함께 증진되어 도쿄 올림픽이 세계인의 평화축제가 되길 소망한다"며 "일본이 불필요한 조건을 붙이지 않는다면 이웃나라 국민으로서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평화회의는 "한일 두 나라는 1998년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의 정신과 해법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일본 정부는 한국인들에게 가한 고통과 비극에 대한 깊은 이해와 사과의 자세를, 한국 정부는 일본인들의 전후 경제발전과 동아시아평화 기여에 대한 인정과 화해의 마음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평화회의는 ▲ 한·일 정부는 앞으로는 갈등 대립을 확대하는 자세를 극도로 자제하라 ▲ 일본 정부는 경제보복으로 오해될 소지가 있는 조치들을 철회하라 ▲ 한·일 정부는 다방면의 직접 대화를 즉각 재개하라 ▲ 한·일 사이의 과거 협정과 약속들이 해석의 차이와 모호성을 안고 있다면 양국 정부는 일치와 접근을 향한 성숙하고 진지한 직접 대화와 지속적 협상으로 해결하라고 요구했다.
평화회의는 "일본 국민이 레이와(令和) 시대를 평화의 시대로 열어가기를 열망한다고 믿는다"며 "아베 정부가 새 시대를 이웃 나라와의 적대로 시작한다면 일본국민의 기대를 저버리는 것이며 세계를 크게 실망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음은 동아시아 평화회의가 이날 발표한 특별성명에 서명 동의한 67명이다.
▲공직자 출신: 이홍구 고건 정운찬 전 국무총리, 김원기 임채정 전 국회의장, 이종찬 전 국가정보원장(우당 이회영선생 장학재단 이사장), 한승헌 전 감사원장,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 김진현 전 과학기술부 장관, 김성훈 전 농림부장관, 김영호 전 산업자원부 장관, 김도현 전 문화체육부 차관, 박병원 전 재정경제부 차관
▲전직 국회의원: 권영길(전 민주노동당 대표) 이우재(매헌 윤봉길 월진회 대표) 윤여준 박석무(다산연구소 이사장) 이부영(몽양 여운형선생기념사업회 이사장)
▲문화예술인: 신경림 시인, 김우창 문학평론가, 백낙청 문학평론가(창작과비평 전 편집인) 김병익 문학평론가(문학과지성 전 대표) 염무웅 문학평론가, 황석영 작가
▲종교인: 김희중 대주교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 천주교 제주교구장, 박창일 성공회 신부, 김영주 한국종교인평화회의 전 대표회장,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안재웅 목사, 박종화 목사, 도법 불교조계종 실상사회주, 정인성 원불교 평양교구장, 박남수 전 천도교 교령
▲학계: 강만길 고려대 명예교수, 장회익 서울대 명예교수, 강정채 전 전남대 총장, 최상용 고려대 명예교수, 구대열 이화여대 명예교수, 김민환 고려대 명예교수, 이만열 숙명여대 명예교수(전 국사편찬위원장), 이태진 서울대 명예교수(전 국사편찬위원장), 신인령 전 이화여대 총장, 유홍준 명지대 명예교수, 윤영오 국민대 명예교수, 윤경로 전 한성대 총장, 서진영 고려대 명예교수, 이종오 명지대 명예교수, 박재창 숙명여대 명예교수, 임현진 서울대 명예교수, 김조년 한남대 명예교수, 김종철 영남대 명예교수(녹색평론 발행인) 박명림 교수(연세대 김대중도서관 관장)
▲언론인: 임재경 한겨레신문 부사장, 김종철 동아투위 위원장, 신홍범 조선투위 전 위원장, 유승삼 전 서울신문 사장
▲시민사회: 지용택 인천새얼문화재단 이사장, 이현숙 여성외교포럼 대표, 강대인 대화문화아카데미 원장, 김영순 여성연대연합 공동대표, 이삼열 대화문화아카데미 이사장, 류종열 흥사단 이사장, 정강자 참여연대 공동대표, 정성헌 DMZ평화생명동산 이사장, 이승환 시민평화포럼 대표, 신필균 복지국가여성연대 대표, 윤정숙 녹색연합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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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계 원로들 "일본은 보복 철회, 한일은 즉각 대화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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