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몽골 사람들은 게르에 찾아온 손님들에게 마유주나 차를 대접합니다. 게르 안에 있는 불단에도 차나 마유주를 제물로 올려놓습니다.
박현국
찬장 안에는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200그램 짜리 고추장 통이 놓여있었습니다. 몽골 사람들은 우리 고추장을 아주 좋아한다고 합니다. 평소 매운 음식을 먹거나 좋아하지는 않지만 고추장이 지닌 매운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찬장 옆에 가스 곤로 위에 있는 냄비뚜껑을 열어보았습니다. 냄비 안에는 양고기를 어깨 뼈 채 넣어서 끓인 칼국수가 남아있었습니다. 이렇게 먹고 남은 양고기 어깨 뼈는 그냥 쓰레기로 버리지 않습니다. 먹고 남은 어깨 뼈는 구멍을 뚫어서 말 꼬리 털로 꿰어 모아 오보에서 신에게 기원을 하거나 축제를 할 때 제물로 바칩니다.
유목민들은 초원에서 양, 염소, 소, 말, 야크를 키우면서 살아갑니다. 그리고 짐승이 만든 젖이나 털, 고기를 이용합니다. 어쩌면 유목민들은 이러한 가축들을 인간과 다른 짐승으로 취급하지 않습니다. 인간과 같은 목숨을 지닌 생명체로 여깁니다. 생활을 위해서 짐승을 잡거나 먹기도 하지만 생활을 위해서 필요한 최소한으로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