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행동해야 합니다지난 5월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에서 열린 '524청소년기후변화 해결 촉구 공동행동'에 참여한 한 학생이 "우리는 행동해야 합니다"라고 써진 손팻말을 들고있다.
최윤석
첫째, 정부는 '기후위기'의 진실을 인정하고 직시하라.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를 비롯하여 전 세계 과학자들은 기후위기를 경고하고 있다. 유엔 사무총장조차 최근 아부다비 기후회의에서 기후위기의 진행이 예상한 것보다 심각하다고 평가한 바 있다. 향후 10년 안에 급진적인 온실가스 감축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기후변화의 마지노선을 넘어서 가뭄과 홍수, 태풍과 산불, 식량 위기와 물 부족, 생태계 붕괴 등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은 세계 7위의 이산화탄소 배출국이며 가장 빠르게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하는 국가 중 하나다. 경제 규모 면에서 세계 10위권 안팎에 있는 경제 강국이기도 하다. 그만큼 현재 심화하고 있는 기후위기에 대한 책임이 상당하다. 하지만 정부와 국회, 언론과 교육기관 어디서도 기후위기의 실상을 진지하게 다루지 않고 침묵으로 외면하고 있다.
둘째, 정부는 기후위기 비상선언을 시행하고 국가적 대응에 나서라. 정부는 이른 시일 안에 기후위기 비상선언을 실시하고, 모든 행정력과 재정 능력을 총동원하며 기후위기 해결을 위해서 나서야 한다. 대통령은 9월 23일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담에 참석하여 한국의 의지를 보이고 다른 국가들의 동참을 호소해야 한다.
셋째, 정부는 1.5도 목표 달성을 위한 온실가스 배출제로 목표를 수립하고 기존 계획을 전면 수정하라. IPCC는 2018년 10월 발표한 '지구온난화 1.5도 특별 보고서'에서 2050년까지 전 지구적으로 온실가스 순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들어야 하며, 2100년까지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1.5도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최근에 기후위기 비상선언을 한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의 국가들은 기존 계획을 강화하여 2050년 배출제로 정책을 수립하거나 입법화하고 있다. 정부는 2020년 상반기까지 2050년 배출제로 목표를 천명해야 한다. 이에 부합하도록 2030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과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등 관련 계획과 정책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 석탄발전소의 조속한 폐쇄, 내연기관차의 생산 중지 그리고 에너지 효율화와 재생에너지 투자의 확대 등에 나서야 한다.
넷째, 정부는 기후정의와 정의로운 전환 원칙에 따른 대응 방안을 마련하라. 정부는 기후변화를 야기하는 온실가스 다배출자에게 더욱더 많은 감축(비용) 책임을 배분하고, 빈곤층과 소농 등 사회경제적 약자의 피해는 보상하고 예방을 위해 지원해야 한다. 또한 화석연료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와 지역 사회가 과감한 온실가스 감축 정책으로 받은 충격을 예방하기 위해 고용 전환 등의 지원책을 마련하고 시행해야 한다. 그리고 과감한 온실가스 감축을 추진하면서 또 다른 위험을 야기할 수 있는 기술공학적 해결책의 도입과 적용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하고, 핵발전의 이용을 정당화(합리화)해서는 안 된다.
다섯째, 정부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독립적인 범국가 기구를 설치하라. 현재 정부의 각 부처는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따지면서 기후위기를 외면하고 있으며, 청와대와 국회는 개발주의 시대의 낡은 국민 여론에 매달려 기후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범국가기구로 출범한 국가기후환경회의는 이름과 다르게 미세먼지 문제에만 매달리고 있다. 정부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개방적이며 독립적인 범국가 기구를 설치하라. 이 기구를 통해서 2050 배출제로 목표 실현 방안을 마련하고 관련 법 제도와 기존 계획을 전면적으로 개혁하라.
9월 21일, 전국 각지에서 펼쳐질 기후위기 비상행동의 집회와 행진은 정부가 이 요구를 수용할 것을 요구하는 첫 번째 대규모 행동이 될 것이다. 정부가 쉽게 이 요구안을 수용할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 침묵과 무대응이 정부의 첫 번째 대답일지도 모른다. 답한다고 하더라도 아마도 비현실적이며 과도한 요구라고 고개를 가로지었고, 더 현실적인 해결책을 찾자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이 요구안은 기후위기와 탄소 시대를 넘어서기 위한 최소한의 출발점이 된다는 점을 명확히 한다. 기후침묵을 넘기 위한 첫 번째 고개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이제 시작한 기후위기 비상행동은 쉬이 끝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모두에게 각오가 필요하다.
[기후위기비상행동 참여 방법] |
기후위기에 맞서는 힘은 시민들의 참여에서 나옵니다. 우리의 생존을 위한 행동에 함께 해 주세요.
1) 집회와 행진: 9월21일 3시 대학로에서 모입니다
2) 온라인서명과 인증샷: 웹사이트(https://www.climate-strike.kr/)에서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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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비상행동 /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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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 경고에 침묵한 한국 "진실 인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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