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6월 30일 오후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위원장이 일주일 간격으로 친서를 보낸 건 이례적이다. 앞서 김 위원장은 6월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6월 14일)에 친서를 보냈다. 이후 6월 30일 북미 양 정상은 판문점에서 깜짝 회동하며 북미 실무협상 재개 의사를 밝혔다. 북미 관계의 변곡점이 두 정상의 '친서 교환'에서 시작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적극적으로 북미 대화의 '모멘텀'을 마련하기 위해 8월 중 두 번에 걸쳐 친서를 보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북한을 향한 메시지를 남긴다면, 김 위원장은 '친서'를 수단으로 삼았다고 해석했다.
구갑우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 위원장이 보낸 두 개의 친서와 지난 9일 북한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가 연관이 있다고 봤다.
구 교수는 "최선희의 담화는 8월 김 위원장이 보낸 친서의 연장 선상이다. 최선희가 담화를 통해 북미 실무협상에 나설 용의가 있다고 밝힌 건 사전에 북미 물밑협상이 있었다는 것"이라며 "북한은 친서를 통해 북미 협상의 모멘텀을 확보했다"라고 짚었다.
북미 실무협상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이는 최 부상의 담화가 나온 배경에 김 위원장의 친서와 미국의 긍정적인 반응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최 부상은 9일 밤 "우리(북한)는 9월 하순경 합의되는 시간과 장소에서 미국측과 마주 앉아 지금까지 우리가 논의해온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토의할 용의가 있다"라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도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친서에 어떤 방식으로든 '답'했을 거라고 봤다. 신 센터장은 "8월 8일에 김 위원장이 친서를 보낸 후 미국에서 답을 했을 거다. 그리고 다시 김 위원장이 친서를 보내 대화를 이어갔을 가능성이 크다"라며 "다만 미국은 북한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친서에 미국이 답을 주고받은 후 최선희 부상이 담화를 통해 '미국이 새로운 셈법을 가져오라'라고 응답한 거다"라고 덧붙였다.
김영수 서강대 교수(정치외교학)는 김 위원장이 친서를 북미 '물밑접촉'의 수단으로 삼았다고 짚었다. 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각자의 의사를 표시하는 수단이 독특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이고 김 위원장은 친서다. 둘의 소통 방식이 잘 맞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안보전략연구실장 역시 북미 정상이 각자의 스타일 대로 대화에 나섰다고 봤다. 최 실장은 "북미 대화 없이 '버티기'에 나섰던 북한이 친서를 통해 적극적으로 대화의 '계기'를 마련했다.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끝나기 전 (친서로) 사전 작업을 하며 소통에 나섰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과 평화협정을 중단하자 압박을 느낀 북한이 대화를 시작했다는 주장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과의 비밀 회동을 취소하고 탈레반과 초안에 합의한 아프가니스탄 평화협정 중단을 선언하자 북한이 북미 협상이 중단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북미 소통을 재개했다는 설명이다.
한편,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 연구위원은 "북한이 친서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제안했을 수 있다고 본다. 이후 미국이 아프가니스탄과 평화협상을 깨는 것을 보고 난감했을 것"이라며 "미국이 북한과도 협상을 중단할 수 있다고 보고 아프가니스탄 평화협정 중단 소식(9월 8일)이 전해진 다음 날인 9일에 최선희가 대화에 나선다는 담화를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 역시 아프가니스탄 평화 협상이 중단된 후 한반도 비핵화 카드를 외교업적으로 살릴 필요성이 생겼다. 그렇게 9월 북미 대화가 재개된 것으로 봐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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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에만 두 번, 김정은 왜 트럼프에게 친서를 보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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