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이 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택배노동자 처우개선 재벌 특혜 중단 생활물류서비스법 제정 촉구 11/4 택배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김종훈
이날 2000여 명의 택배노동자를 직접 마주한 김태완 전국택배노조연대노동조합 위원장은 다소 상기된 목소리로 무대에 올라 말을 이었다.
"생활물류서비스법에 담긴 택배노동자 처우 개선 문제는 최소한의 법적 기준에 불과하다. 한마디로 택배노동자가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법안이 이제야 상정된 거다. CJ대한통운 등 재벌택배사가 법 제정을 반대하고 있지만 우리 택배노동자들은 굳게 뭉쳐서 음모를 박살낼 것이다. 힘차게 싸워서 반드시 쟁취하자."
김 위원장은 "오늘 이후 국회에서 법안 심사가 진행된다"면서 "2~3년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이다. 우리가 단결하고 투쟁해서 얻어낸 결과다. 많은 분들이 함께하고 싸웠기 때문이다. 고맙다"라고 덧붙였다.
택배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국민 1명당 택배 이용횟수는 연 49.1회에 달했다. 경제활동인구로 범위를 줄이면 92.2회에 달한다. 그러나 2017년 서울노동권익센터가 택배노동자들의 근무환경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택배노동자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74시간에 달했다. 최근 과도한 노동으로 인한 과로사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우체국 집배원이 주당 평균 55.9시간 일하는 것을 고려하면 무려 18시간이나 많은 상태다.
"자유한국당부터 민중당까지 지지"
전국택배노동자대회 행사 말미에 무대에 오른 진경호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부위원장은 "내가 살아가면서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에게 박수를 보내달라고 요청할지 몰랐다"면서 "오늘 참 흔치않은 광경이 이 장소에서 이뤄졌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른쪽에 있는 자유한국당부터 가장 왼쪽에 있는 민중당까지 모두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는 우리 국민의 보편적 상식이 (생활물류서비스법으로) 맞닿아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진 부위원장은 "앞으로 한 달이면 생활물류서비스법이 통과될지 좌초될지 결정된다""면서 "흔히들 국회의 시간이 왔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말할 수 있다. 앞으로의 한 달은 우리 택배 노동자들의 시간이다. 유인물을 만들어 지역구 의원들을 방문하고 국민들게 알리자. 사활을 걸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