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상경한 5.18민주유공자유족회와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5.18구속부상자회, 5.18기념재단, 5.18역사왜곡처벌농성단 회원들이 1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전두환 전 대통령 자택 앞에서 광주학살의 책임자인 전 전 대통령의 구속을 촉구하고 있다.
유성호
오후 2시 40분께 전두환씨의 집 앞 골목에 도착한 회원들은 "전두환이 광주학살의 최고책임자였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증거와 자료가 차고 넘친다"면서 "재판부는 사자명예훼손 등으로 재판 중인 전두환을 구속해 재판을 진행해야 한다"라고 한목소리로 외쳤다.
"전두환은 5.18의 진실을 은폐하고 왜곡하기 위해 증거를 인멸하고 가해자들을 입단속 하려는 행태를 계속하고 있다. 더 이상 내버려 둘 수 없다. 전두환을 즉각 구속하라."
회원들은 또 "허용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전두환의 추징금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징해야 한다"면서 "전두환을 비롯한 광주학살의 가해당사자들은 이제라도 역사 앞에 자신들이 저지른 양민학살과 국가권력의 찬탈에 대해 모든 범죄 사실을 밝히라"라고 요구했다.
이날 전씨의 집 앞에는 1980년 5월 27일 계엄군에 의해 전남도청에서 사망한 '고등학생 시민군' 고 문재학(당시 16세)군의 어머니 김길자씨도 왔다.
김길자씨는 "자꾸 전두환이 '광주에서 총을 안 쐈다'라고 주장하는데 그럼 그 수많은 사람들은 누가 쏴 죽인 것이냐"라면서 "나는 내 아들의 목이 덜렁덜렁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전두환은 5월 영령 앞에 진심으로 사죄하고 석고대죄하라"라고 울분을 토해냈다.
회원들은 이날 마지막 행사로 전씨의 집 앞에서 전씨의 사진이 부착된 허수아비에 불을 붙였다. 전씨의 얼굴은 수초만에 타버렸지만 이내 경찰이 다가와 소화기를 분사했다.
화형식 후 일부 회원들은 "이대로 광주로 돌아갈 수 없다"면서 전씨의 자택을 향해 진입을 시도했지만, 큰 충돌 없이 집회는 마무리됐다.
전씨는 고 조비오 신부를 명예훼손한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이다. 지난 11일 광주에서 관련 재판이 열렸지만 전씨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간 전씨는 알츠하이머 투병 등을 이유로 법원으로부터 '재판에 나오지 않아도 좋다'라는 허가를 받아왔다. 전씨의 다음 재판은 12월 16일로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