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평창평화포럼9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2020 평창평화포럼 개회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과 미국 정부가 워킹그룹을 통해 북한 개별관광 등 남북협력의 추진방안을 협의한 10일, 강원도 속초항에서 출발해 북한 원산항으로 도착하는 방식의 개별관광에 대한 아이디어가 나왔다.
남에서 북으로 가는 육로 개별관광은 유엔군사령부(유엔사)의 승인이 필요하지만, 해상항로는 유엔사 허가가 필요하지 않아 해상항로를 이용하는 게 유용하다는 주장이다.
이날 최승환 한창해운 대표는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0 평창평화포럼'에서 '원산·갈마, 금강산의 남북공동 관광 개발'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북한 개별관광 이야기가 나온 이후로 사람들이 중국을 통해 원산·갈마로 가는 방식을 논의했다. 그런데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서 중국, 중국에서 다시 평양, 평양에서 원산·갈마로 이동할 필요가 있을까?"라며 "속초항에서 원산항으로 가는 게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속초항을 통해 가면 3시간 만에 원산에 도착한다"라면서 "속초를 모항으로 금강산 관광의 출발점인 북한의 원산항으로 갈 수도 있고, 백두산관광의 출발점인 러시아의 슬라비안카도 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항로를 통한 개별관광은 유엔사의 허가가 필요 없다. 반면, 육로로 갈 때는 유엔사의 승인이 필요하다. 앞서 유엔사는 정부 관계자의 비무장지대(DMZ)의 방문에도 번번이 제동을 걸었다.
지난해 8월 9일에는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DMZ 내 유일한 민간인 마을인 대성동 마을을 방문하려 했으나 유엔사가 동행 취재진의 방문을 불허하면서 결국 무산된 바 있다. 이에 유엔사가 권한을 남용해 남북이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육로'의 문이 사실상 닫혔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최 대표에 따르면, 통일부 역시 지난주 "해상항로는 '남북해운합의서'에 따라 유엔사의 승인 없이 운항할 수 있다"라는 취지로 해상항로 활용을 긍정했다.
2004년 5월 28일 남북이 체결한 남북해운합의서는 남북 중 한쪽이 승인하고 상대측의 허가를 받은 선박의 운항을 보장한다. 이는 남북 경제교류와 협력이 나라와 나라 사이가 아닌 우리 '민족 내부 사업'이라고 인정한 2000년 6·15 남북 공동 성명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최 대표는 속초항이 남북해운합의서상 지정된 상호 개방항구로 북한 원산항과는 최단 거리에 위치한 항구라는 점을 강조했다. 속초항은 과거 북한과의 교역이 활발할 당시 대량의 수산물 수입 등 대북 교역의 중심항으로 역할을 수행한 바 있다.
그는 "속초항을 통해 중국의 훈춘, 일본을 기항하는 환동해 관광을 시작할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강원도, "속초에서 원산 찍고, 러시아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