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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선 한국정부 찬사, 한국 언론은 '방역실패' 기도?

[게릴라칼럼] 코로나19 방역 대책에 대한 한국 일부 언론의 '도 넘은' 보도

등록 2020.03.06 18:53수정 2020.03.06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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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로라 비커 영국 BBC 특파원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로라 비커 영국 BBC 특파원tbs 유튜브
 
"한국이 어떤 종류의 감염병이든 전염병이든 굉장히 대응할 준비가 잘되어 있다는 겁니다. 이렇게 폭발적인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저는 질본에서 이것을 잘 관리하고 있다. 많은 저희 동료들이 '세계에서 이렇게 하고 있는 나라가 지금 거의 없다', 그리고 영국에 있는 제 동료들도 '영국에서도 아마 이렇게 못 할 것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로라비커 영국 BBC 특파원, 6일 오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 중에서)

청와대 기자회견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는 로라 비커 특파원이 전한 한국 방역당국의 코로나19 사태 대응에 대한 평가다. 이런 호평은 드문 것이 아니다. 지난 3일(현지시각) 실시간으로 코로나19의 전 세계발 통계를 집계 중인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공중보건 전문의 케이틀린 리버스 교수가 본인의 트위터에 올린 글은 이랬다.

"한국이 어제 18000건의 COVID-19 테스트를 실시했습니다. 매우 놀라운 능력입니다. 이들이 수집하는 데이터에서 더 많은 것을 알아내기를 기대합니다."

케이틀린 교수가 속한 존스홉킨스대학은 지난해 영국의 이코노미스트가 공동으로 개발한 세계보건안전지수(Global Health Security Index)를 통해 한국의 질병 예방 대응 능력을 전 세계 195개 국가 중 9위로 꼽기도 했다.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우리 방역당국의 공중보건·의료시스템의 일면을 엿볼 수 있는 장면들이라 할 만 하다.

2일(현지시간) CNBC 방송에 출연한 미 뉴욕 대형병원의 내과 전문의 맷 매카시의 인터뷰도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화제가 됐다. 그는 "미국에는 아직도 코로나19 환자를 진단할 수 있는 키트조차 없다"며 "한국은 하루에 1만개 씩 검사를 하고 있다, 한국 정보를 참고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이라며 미 보건당국의 방역 정책에 불신을 표하기도 했다.

미국의 지상파 방송인 ABC 또한 지난 1월 인천공항 리포트를 방송, 해외 트위터 사용자들로부터 화제를 모은 데 이어 최근 대구발 리포트를 통해 "대구는 코로나19를 이겨내며 살아가야 하는 이 시대 삶의 모델"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CNN이나 <월스트리트 저널> 등 보도 하나하나를 다 소개하기 벅찰 정도다. 이러한 해외 의료계나 외신의 호평은 영미권에 국한된 것만도 아니다.

지난달 29일 독일의 슈피겔은 온라인판 <코로나19, 한국의 전략은 단호한 투명성>이란 기사에서 "한국 정부는 환자들에게 대단한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이외에도 철저한 투명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호평했고, 이탈리아 유력 일간지 라스탐파 역시 <한국을 감염시킨 종교집단>이란 온라인판 기사에서 코로나19 사태 초기 한국 정부의 투명한 대처방식 등을 평가한 뒤 '신천지'발 확산 사태를 다루기도 했다.


호평하는 외신 vs 정파적 보도 일관하는 우리 언론
 
 기자협회보의 <선 넘은 조선일보의 코로나 보도>
기자협회보의 <선 넘은 조선일보의 코로나 보도>기자협회보 홈페이지
 
"조선일보가 바라는 것은 진정 이 정부의 방역실패인가."

지난 4일 <기자협회보>가 <선 넘은 조선일보의 코로나 보도>란 편집위원회 칼럼에서 <조선일보>를 향해 한 이례적인 반문이다. <기자협회보>는 "조선일보의 코로나19 보도는 선을 넘었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라며 "특히 지난달 19일 신천지신도들의 집단감염으로 환자가 폭증한 이후 이어진 보도는 정략적 보도라는 혐의가 짙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여러 사설을 예로 들며 이렇게 물었다.


"'정부가 중국 눈치를 보며 망설이다가 기회를 놓쳤다'는 식으로 문재인 정부의 실정(失政)을 부각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선거를 앞둔 민감한 시기에 더구나 국가적 비상 상황에서 오해받지 않도록 스스로 경계해야 할 언론이 이처럼 정파성을 드러낸 적이 또 있었던가."

한국기자협회가 발행하는 <기자협회보>는 <조선일보>의 논조만을 문제 삼았지만, 보수경제지를 포함한 다수 언론의 논조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 중 <조선일보> 못지않게 활약(?) 중인 언론사가 바로 <중앙일보>다. 급기야 4일엔 전수진 <중앙일보> 국제외교안보팀 차장의 <한국인이어서 미안하다>는 '역대급' 칼럼까지 등장했다.

 
 중앙일보의 4일자 칼럼 <한국인이어서 미안하다>
중앙일보의 4일자 칼럼 <한국인이어서 미안하다>중앙일보 PDF
 
"이쪽도 저쪽도 결국 정쟁의 도구로 코로나를 활용할 뿐이다. 선진국 진입 목표는 당분간 잊자. 출산율은 장기적으로 더 낮아질 판이다. 재택근무와 휴교로 인한 워킹맘의 비명은 '무자식 또는 무남편=상팔자'라는 믿음을 조용히 재확인시키는 중이다. '대한민국' 브랜드도 타격을 입었다. 그렇다고 모 시민단체가 그랬듯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80여 개국의 한국인 입국제한 사태를 이유로 고발할 일은 아니다. 강 장관만의 무능으로 빚어진 사태는 아니니까.

코로나 이후가 더 두렵다. 대한민국의 민낯을 직시하고, 판을 다시 짜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 다시는 한국인이어서 미안하고 싶지 않다. 내 나라는 이런 나라가 아니다."


미국 출장 후 귀국하는 한국 국적기 기내에서 만난 옆자리 미국인 승객이 열심히 소독을 하고 13시간 동안 마스크를 착용한 것을 두고, 전 차장은 "한국인이어서 미안했던 건 태어나서 처음"이라며 호들갑을 떨었다. "코로나 이후가 더 두렵다"며 예로 든 정부의 실정들 역시 코로나 사태 초기 일본 정부의 대응을 극찬했던 '중앙'이 그간 보여줬던 침소봉대의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중앙은 어느 나라 언론인가'와 같은 비판을 들끓게 한 해당 칼럼과 함께, 5일 자 <中에 마스크 퍼준 뒤 혹독한 대가..韓·日·伊·이란의 후회>도 인종 혐오, 공포 조장을 담은 기사로 논란이 됐다. 이를 두고 코로나19 사태에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온 이주혁 키스유성형외과 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만약 대한민국이 망한다면 언론 때문일 것이다"라고 한탄하기도 했다.

불안과 공포를 조장한 것은 정부가 아닌 언론
 
'코로나19' 브리핑하는 정은경 본부장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21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국내 발생현황 및 확진환자 중간조사 결과 등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브리핑하는 정은경 본부장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21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국내 발생현황 및 확진환자 중간조사 결과 등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제가 지금까지 한국에서 본 바로는 이런 정보의 투명성과 정확성은 아주 잘 보장이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지금 한국 같은 경우에는 세계가 전부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정확히 보고 있습니다. 투명성이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이런 한국의 사태를 통해서 세계가 배울 수 있게 된다는 거겠죠.

제가 며칠 전에 현재 주한영국대사 대리와 대화를 나눴는데요. 굉장히 칭찬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현재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런 대규모 검사, 이런 것들이 얼마나 혁신적으로 일어나고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고 있는지, 그리고 이 과정에서 굉장히 최신 기술들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지, 이런 이야기들을 하면서 칭찬을 했었는데요. 충분히 저는 세계가 한국에서 많이 배워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앞서 소개한 로라 비커 특파원은 "한국의 방역 당국의 대응 중에 가장 인상적이었던 대목은 뭡니까"란 질문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유례없는 극찬이 아닐 수 없다. 

이렇듯 로라 비커를 비롯한 외신들의 평가를 우리 언론들은 잘 보도하지 않는다. 그에 상응하는 자체 보도 또한 전무하다시피 하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세계 최고 수준이라 평가받는 우리 방역 당국의 공중보건‧의료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키우고 국민 불안에 일조할 수 있는 긍정적 보도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렇기에 이리 묻지 않을 수 없다. 사태 해결을 위한 정보의 투명성과 정확성을 보장 중인 정부와 달리 사태 초기부터 국민의 불안과 공포를 조장한 것은 누구인가. 중국인 입국 금지부터 이후 신천지 확산과 마스크 대란에 이르기까지. 초기 혐오와 차별을 부추긴 데 이어 본격적인 사태 확산 이후엔 불안과 공포를 조장하는데 그치지 않고 지금까지 "정략적 보도"로 일관하는 이들이 누구인가.

오죽했으면, 해외에 거주하는 교민들이 소셜미디어상에서 코로나19 사태를 둘러싼 국내 언론 보도를 두고 각국의 공중보건‧의료 시스템을 비교하며 '그러면 우리 정부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느냐'며 분통을 터트리겠는가.

5일(현지시각) 세계보건기구(WHO)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한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 사례가 감소하는 것을 두고 고무적이라 평가했다. 그러면서 "두려움은 정확한 정보를 통해 관리하고 완화할 수 있다"며 "루머와 잘못된 정보와의 싸움은 이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안타깝게도, 우리 국민들은 바이러스와의 싸움만으로도 힘든 이 국가 재난 시기에 또 다른 세력과의 싸움으로 힘을 낭비하는 듯 보인다. 국민 생명을 볼모로 정파적인 이해 관계를 앞세운 채 두려움을 증폭시키는 언론들 말이다. "만약 대한민국이 망한다면 언론 때문일 것"이라는 어느 의사의 한탄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 지금이다. 
#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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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및 작업 의뢰는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취재기자, 현 영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서울 4.3 영화제' 총괄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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