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영화 '월성' 시사회 장면월성핵발전소 인근 주민들의 삶을 다룬 탈핵영화 '월성'시사회에 황분희님이 참석하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민조
31번째 코로나19 확진자가 나타나면서 전국민이 불안한 삶을 산 지가 어느덧 한 달이 다 되어 갑니다. 상가들은 영업을 중단했으며, 직장인들은 재택근무를 하고, 학생들은 학업을 쉬고 있는 상황입니다. 치사율이 높지 않은 질병인데도 전파속도가 빨라 전국이 얼어붙어 있는 지금, 그래도 희망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서로 응원하는 마음과 시간이 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만약 후쿠시마와 같은 핵사고가 우리나라에서 일어난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때도 우리는 서로에게 힘을 얻을 시간을 가질 수 있을까요? 핵사고는 한번 일어나면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주고 장기간 그 피해를 감당해야 합니다. 아마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불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큰 혼란과 고통이 될 것입니다.
굳이 핵발전 사고를 가정하지 않더라도 중단해야 할 이유는 충분합니다. 핵발전소 인근에 사시면서 매순간 방사능에 노출되는 삶을 살고 계신 황분희님을 봐도 그렇고 핵발전소에서 나오는 사용후핵연료를 처리할 기술이 전 세계 어디에도 없기에도 그렇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 40년간 사용후핵연료를 처분할 곳을 마련하지 못한 채 핵발전소만 늘려왔습니다. 사용후핵연료는 미래의 과학기술에 맡긴 채 말입니다.
지난 2월 5일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핵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는 프랑스가 2035년까지 핵발전 비중을 50%이하로 줄이겠다고 선언을 했습니다. 이는 비단 프랑스뿐 아니라 전 세계적 추세입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핵산업계와 학계, 보수 언론, 제1야당이 앞장서서 정부의 탈핵기조를 흔들고 있습니다.
현 정부의 탈핵정책에 대한 평가는 잠시 미뤄두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이제 겨우 탈핵을 선언한 정부를 맞이한 상황에서 후쿠시마 핵사고를 남의 일로 여기는 사람이 많아지고 정부의 탈핵기조를 흔드는 자들이 승리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상상만해도 끔찍하지만 그들이 성공한다면 우리는 영영 탈핵할 기회를 잃은 채 영원히 시한폭탄을 안은 채 계속 살아가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런 불안을 원치 않는다면 후쿠시마의 교훈이 우리 자신의 일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빠를수록 좋습니다. 핵사고로 돌아가신 분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하루 빨리 탈핵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