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예산이 아니라 방역물품과 교육이 필요"

전교조 경남지부, 보건교사 대상 ‘코로나19 국가위기에 따른 긴급 설문조사'

등록 2020.03.25 15:53수정 2020.03.25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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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예산이 아니라 방역물품과 교육이 필요하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남지부(지부장 전희영)가 보건(담당)교사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국가위기에 따른 긴급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전교조 경남지부는 교육부의 '감염병 예방‧위기 대응 매뉴얼'이 올바르게 지켜지고 있는지, 문제점과 보완점에 대한 부분은 무엇인지에 대하여 보건교사를 대상으로 지난 3월 20~24일 사이 설문조사를 벌였다. 242개교에 242명의 보건(담당)교사가 참여했다.

전교조 경남지부는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80.78%인 185개교에서 방역‧소독활동 등에 대하여 집행과 예산처리를 보건(담당)교사가 맡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전교조 경남지부는 "보건교사는 학교에서 감염병에 대해서 학교장과 함께 실질적인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며 "경남의 경우에는 학교별 보건교사 배치율이 다른 시도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낮은 초등학교(75.1%), 중학교(45.9%), 고등학교(66.3%)이다"고 했다.

이어 "교과수업을 맡고 있는 일반 교과교사가 보건업무를 맡는 경우도 있고, 43학급 거대학급의 보건교사는 혼자서 이 모든 일을 해야 함으로 업무 가중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지경이다"며 "이런 조건에서 국가에서 제시하는 매뉴얼 조차 지켜지지 않는 것은 상당히 우려스러운 상황인 것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전교조 경남지부는 "보건교사는 코로나19에 대한 대응 뿐 아니라, 평상 시 해야 할 인플루엔자, 수두 등 다양한 감염병에 대한 조치와 학생 건강관리 능력 향상을 위한 보건교육, 응급처치 등을 담당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교에서 감염병 대응에 대한 매뉴얼이 지켜지지 않는 것에 대하여 경남교육청은 행정조치를 통해 책임을 다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개학연기에 따라 교육청은 학생 수 100명 이상 학교 888개교에 69억 규모의 열화상 카메라 구매비를 편성하였고, 중‧고교와 특수학교 등 각종 476개교에 21억 규모의 마스크 구매에 대한 예산을 편성하였다.


이와 관련해, 전교조 경남지부는 "문제는 학교에서 열화상 카메라를 지금 당장 어떻게 구매하라는 것인가?"라며 "전문가가 아닌 학교 현장 교사들이 열화상카메라를 일상에서 쉽게 경험해보지도 못하고 장비에 대한 정보가 전무후무한 조건에서 학교에서 개별적으로 구매하라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마스크와 관련해, 전교조 경남지부는 "학생 수가 1000명에 달하는 지역 한 고등학교의 경우에는 보건교사 1명이 6000개의 마스크를 준비해야 될 상황인데 과연 이 마스크를 어디서 마련한단 말인가"라고 했다.

또 "보건교육 담당을 보건교사 출신의 전문직으로 명확히 해야한다"는 것이다.

전교조 경남지부는 이번 설문조사에서 "경남교육청이 개학을 대비하여 감염병 예방 교육에 대한 교육자료를 충분히 제공하고 있는가?"에 대해 물었고, 67.1%가 예방교육자료가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답변하였다고 했다.

이들은 "학교에 대한 감염병 예방 교육을 총괄하는 데 있어서 학교 보건교사들의 역량과 지혜를 한 데 모으고 집단지성을 발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바로 세우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요구"라고 했다.

전교조 경남지부는 "학생 안전과 감염병 예방을 위한 경남교육청의 지금까지의 노고에 경의를 표하며 다만, 개학연기가 4주째에 이른 시기에 개학까지 남은 기간 빈틈없는 준비로 더욱 안전한 학교를 만들기 위한 도내 현장 교사들의 의견이 경남교육행정에 올바르게 반영되길 요청한다"고 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보건복지부
#코로나19 #전교조 경남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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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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