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 확대 방지를 위해 도쿄도가 외출 자제 요청을 한 주말 시부야 하치코 동상 앞
김민화
오히려 눈에 띄는 것은 각 방송국에서 나온 취재진들의 분주한 움직임이다. 도지사의 외출 자제 요청에 변화된 풍경을 전하기 위해 많은 취재진들이 스크램블 교차로를 카메라에 담고 있다.
필자는 이어서 롯본기, 도쿄타워, 오다이바 등 도쿄를 대표하는 번화가와 관광명소를 둘러보았지만 어디나 사람들의 모습이 뜸하기는 마찬가지다. 오다이바 해변을 바라보는 거대한 고급 호텔은 저녁 8시 반이 됐는데도 불이 켜진 객실이 듬성듬성할 뿐이었다.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해외 관광객도 발을 뚝 끊은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많은 사람들이 외출 자제 요청을 잘 따르고 있다는 것이 취재를 하면서 느껴졌다. 신주쿠와 시부야는 주변에 사무실이 많기 때문에 일을 위해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다. 때문에 외출 자제 요청에도 30~50대의 모습은 어느 정도 보인다. 반면 하라주쿠는 주로 젊은이들을 상대로 하는 음식점과 쇼핑몰이 중심인 곳이라 하라주쿠를 찾는 사람들은 눈에 띄게 감소해 있었다.
외출 자제가 최선일까
고이케 도지사는 수도권에서의 유입을 막기 위해 인접한 4현(가나가와현・사이타마현・지바현・야마나시현)의 지사들에게 도쿄로의 외출을 자제하도록 협력을 요청했다. 이에 4현 지사들은 도쿄도의 요청에 부응해 현민들에게 주말에 도쿄로 외출하지 않도록 요청을 한 것이다. 그 영향은 많은 젊은이들로 붐비는 하라주쿠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코로나19의 감염 확대를 방지하기 위한 외출 자제 요청. 토요일 저녁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자취를 감춘 도쿄의 모습을 보면 분명 효과는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코로나19의 감염 확대를 막기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게 과연 외출하지 않도록 사람들에게 요청하는 것만일까.
취재 중에 충격적인 뉴스가 전해졌다. 도쿄도와 인접한 지바현에 있는 장애인복지시설에서 집단감염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그 수가 무려 58명. 뿐만 아니라 도쿄의 에이쥬종합병원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은 다른 병원에까지 확산되고 있어 앞으로 도쿄에서는 폭발적인 집단감염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코로나19의 PCR 검사 확대로 감염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노력이지만 일본 정부도 도쿄도도 검사 확대에 관해서는 입을 닫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검사가 지지부진한 정부의 대응을 비판하지 않은 채 외출 자제 요청에 순순히 따르는 사람들의 태도다. 활기를 잃은 비에 젖은 도쿄의 거리가 을씨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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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매장도, 유니클로도 휴점... 도쿄가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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