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홍콩과 범죄인 인도 '즉각 중단'... 중국 "내정 간섭" 반발

등록 2020.07.21 09:27

수정 2020.07.21 09:35

▲영국의 홍콩 범죄인 인도 조약 중단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BBC

영국이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악용을 막기 위해 홍콩과의 범죄인 인도 조약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각)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하원에서 "홍콩과 한 범죄인 인도 조약을 즉각적이고 무기한으로 중단한다"라며 "홍콩보안법은 중국이 국제사회 의무를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이어 "영국은 중국과의 긍정적인 관계를 원한다"라면서도 "영국에서 홍콩으로의 범죄인 인도가 홍콩 보안법에 악용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확실하고 강력한 안전장치가 생길 때까지 이 조약을 유효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1989년부터 중국 본토에 적용해온 화기, 수류탄 등 무기 금수조치를 홍콩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라브 장관은 "중국 정부의 소수민족 위구르족 인권 탄압에 대해서도 유엔에 항의했다"라며 "영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최근 중국 정부는 국가 분열, 전복, 테러 행위 등을 금지하고 이를 어기면 최고 무기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는 홍콩 보안법을 제정했다. 그러나 영국은 1997년 중국에 홍콩을 반환하는 조건으로 고도의 자치권을 보장하도록 한 협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항의했다.

앞서 호주와 캐나다도 홍콩 보안법을 이유로 홍콩과의 범죄인 인도 조약을 중단했으며, 미국도 강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

중국 "영국, 난폭한 내정 간섭... 잘못된 길로 가지 말길"

영국은 더 나아가 홍콩 보안법을 피해 영국으로 망명하려는 홍콩인에게 시민권을 부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영국의 5세대(5G) 이동통신망 구축 사업에서 중국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장비를 전면 퇴출하면서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회견에서 "영국이 중국 내정에 난폭하게 간섭했고, 이는 국제법과 규범에 크게 어긋난다"라며 "중국은 내정 간섭에 대해 단호한 반격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중국은 최근 영국의 잘못된 발언과 움직임(wrong remarks and moves)을 강력히 규탄한다"라며 "더 이상 양국 관계가 피해를 입지 않도록 영국이 잘못된 길로 가지말 것을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왕 대변인은 위구르족 인권 탄압에 대해서도 "모두 날조된 것이자 중국에 대한 비방"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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