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사이드(여성살해)와 성폭력에 대항하는 자기결정, 베를린 액션 위크 2020
코리아협의회
이번 액션위크를 공동으로 주최한 코리아협의회 위안부 그룹(AG Trostfrauen)은 2009년 결성돼 교육과 홍보 사업, 캠페인을 통해 독일에 위안부 문제를 알리고 있다. 매년 8월 14일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에 베를린의 상징인 브란덴부르크 문 앞에서 침묵시위(Mahnwache)를 주도하고 있다.
이 그룹에는 중국, 독일, 일본, 한국, 태국, 미국 등 다양한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일하고 있다. 19년 전 1991년 8월 14일 고 김학순 할머니가 "내가 '위안부' 피해자이다"고 최초로 증언했고, 이후 2012년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로 지정됐다.
이번 행사에 참여하는 단체 중에는 한국 여성들을 중심으로 2018년 만들어진 미투 아시안즈(Metoo Asians e.V.)도 있다. 미투 아시안즈는 2018년 독일 내 한국 여성들이 마주하는 성범죄에 여성들이 "나도 고발한다"는 목소리를 내면서 결성됐다. 현재는 한국 여성들과 아시아 여성들이 당하는 성폭력과 인종차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피해 여성들을 돕는 활동을 하고 있다.
한편 지난 8월 2일, 코리아협의회에서 열린 사진전은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인 IS(Islamic State, 이슬람 국가)에게 무자비하게 학살당한 야지디 여성들에 관한 것이다. 2014년 8월 3일 IS 세력이 북부 이라크 지역의 쉥갈(Sinjar, 신자르)을 공격해, 그곳에 살고 있던 40만 명 야지디인들이 죽거나 다쳤다. 이 중 6,000여 명 야지디 여성들과 소녀들, 어린아이들이 강간당하거나 감금되었다가 성노예로 팔렸다. 이후 난민으로 떠돌던 야지디인들 중 약 10만 명이 다시 신자르 지역으로 돌려보내졌다.
이번 전시에는 2017년~2018년까지 이라크 현지에서 만난 생존 여성들과 독일 바덴 뷔르템베르크(Baden-Württemberg)주로 탈출한 여성들을 인터뷰한 내용과 사진을 볼 수 있다. '삶에 관하여'(ÜBER LEBEN)라는 주제의 독일어는 '생존'(Überleben)으로도 해석된다. 이 전시는 이번 달 21일까지 코리아협의회 박물관 프로젝트(Museumprojeckt) 공간에서 진행된다. 이 인터뷰에 응한 여성 중에는 끔찍하게도 열 살 소녀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