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개발공사, 매장문화재 유존지역 골재 무단적치 논란

주민들 "공기업이 불법행위로 돈벌이 하고 있는 것"

등록 2020.08.19 09:54수정 2020.08.19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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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문화재 발굴조사 경북개발공사가 매장문화재 유존지역에 무단으로 적치한 골재를 치우며 발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매장문화재 발굴조사경북개발공사가 매장문화재 유존지역에 무단으로 적치한 골재를 치우며 발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권기상

경북도청 신도시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경북개발공사(이하 개발공사)가 사업구역 내 매장문화재 유존지역에 10여만 톤의 골재를 무단 적치해 주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개발공사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매장문화재 유존지역인 안동시 풍천면 도양리 1159번지 일원 비탈면 운동장부지 1만4152㎡에 총 13만5천 톤의 골재를 두 차례에 걸쳐 야적했다. 골재는 신도시건설 2단계 사업에 공사용 자재로 사용하기 위해 지난 2015년 10월경 11만 톤, 2016년 9월경 2만5천 톤을 인근 도로공사 현장에서 가져온 것으로 밝혀졌다. 

매장문화재 유존지역은 문화재가 발견되거나 지표조사에 따라 매장문화재가 존재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지역을 말한다. 문화재 보호를 위해 현행법상 이 지역에 개발사업을 하려면 지자체·문화재청과 협의를 거치도록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당시 개발공사는 무단으로 골재를 야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에 대해 문화재청은 지난 3월에서야 공문을 통해 "행위자 주의 조치"를 안동시에 주문했다. 그러나 인근 주민들은 다른 지자체에 비해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지적하며 골재를 다른 곳으로 옮길 것을 요구하고 있다. 
 
무단으로 야적된 골재 경북개발공사가 인근 도로공사장에서 유입한 골재를 무단으로 매장문화재 유존지역에 적치해 지역주민들이 다른 곳으로 옮길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은 공사를 진행하기 전(위)과 후(아래)의 항공사진. 포털 다음 지도 참조.
무단으로 야적된 골재경북개발공사가 인근 도로공사장에서 유입한 골재를 무단으로 매장문화재 유존지역에 적치해 지역주민들이 다른 곳으로 옮길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은 공사를 진행하기 전(위)과 후(아래)의 항공사진. 포털 다음 지도 참조.권기상

이에 대해 문화재청 관계자는 "현장을 보진 못했지만 굴착행위 없이 단순 골재를 쌓은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하부의 문화재 조사에 문제가 없기 때문에 고발까지는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달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 꽃밭을 조성하기 위해 유존지역을 갈아엎은 지자체가 경찰에 고발당하는 사건이 있던 것과 비교하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꽃밭뿐 아니라 풀매기 등 기본적인 관리행위조차도 금지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개발공사 담당자는 "이미 주의 조치를 받았고 현실적으로 골재를 옮기려면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문제가 있다"며 난색을 표했다. 

주민 A씨는 "주민들이 애초 골재를 쌓을 때 대규모로 돌을 실어 나르고 쌓으면서 발생하는 소음과 먼지 피해를 호소했지만 묵살되고 이제서야 주의 조치라고 하니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 아니냐"며 "법을 우선해 솔선수범해야 할 공기업이 의도적인 불법행위로 돈벌이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안동뉴스에도 실립니다.
#경북개발공사 #매장문화재 유존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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