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수도권 지역 내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고 있는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젊음의 거리 일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해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 취약계층을 지원하기 위해 2차 긴급재난지원금 7조 8000억 원 규모의 4차 추경을 편성하기로 했다.
유성호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8차 비상경제회의에서 "정부는 긴급대책으로 7조 8천억 원 규모의 4차 추경을 편성하기로 했다"면서 "코로나 재확산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을 집중지원하겠다. 전체 추경 규모의 절반에 이르는 3조 8천억 원이 투입되면 377만 명이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가 발표한 12개 고위험 업종(유흥주점, 콜라텍, 단란주점, 감성주점, 헌팅포차, 노래연습장, 실내 스탠딩 공연장, 실내집단운동, 뷔페, PC방, 대형학원, 방문판매업소) 중 유흥주점과 콜라텍은 이번 지원금 지급 대상에서 배제됐다. 다만 단란주점은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 유흥주점과 콜라텍을 제외한 것은 유흥 및 사행성산업에 정부 지원을 하지 않던 기조를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식품위생법 시행령 21조을 보면, 단란주점은 '주로 주류를 조리·판매하는 영업으로서 손님이 노래를 부르는 행위가 허용되는 영업'으로 정리됐다. 반면 유흥주점은 '유흥종사자(접대부)를 두거나 유흥시설을 설치할 수 있고 손님이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는 행위가 허용되는 영업'으로 명시됐다. 즉 유흥종사자 여부에 따라 이번 2차 재난지원 여부가 나뉘었다.
그러나 김씨가 활동하는 경기도 안양에서는 지난 8월 30일 유흥주점을 운영하던 60대 자매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언니가 끝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들이 운영하던 가게는 방 2칸만 있는 소규모 업소였다. 지난 5월부터 집합금지 행정명령으로 문을 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노래방의 경우 문을 열지 않아도 최소 200만 원에서 250만 원 정도는 평균적으로 고정지출이 나간다"면서 "업주들 대부분이 비싼 권리비 주고 들어온 상태다. 다들 힘겹게 버티며 애들 공부시키고 있다. 이대로라면 정말 다 죽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지금은 임대료를 감해주거나 면제해주는 건물주도 찾을 수 없다"면서 "고통을 감내하려면 특정 업종만 하는 게 아니라 전 업종이 다 같이 고통을 감내해 코로나19를 이겨내야 했다"라고 강조했다.
"정말로 업주들은 최선을 다해서 방역하고 예방했다. 그런데 운영중단으로 살길이 다 막혔다. 문제는 노래연습장과 유흥주점이 문을 닫으니 시민들이 어디로 갔는지 아나? 일반음식점으로 분류된 7080라이브카페였다. 그곳으로 가서 노래하고 술 마셨다. 7080라이브카페는 코로나에서 안전한가?"
한국신용데이터가 전국 소상공인 사업장 65만 곳의 카드 결제 정보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됐던 지난 8월 31일부터 9월 6일까지 서울 소상공인 매출 지수는 0.63으로 올해 들어 가장 낮았다. 이 수치는 지난해 대비 같은 기간 매출이 63%밖에 올리지 못했다는 뜻이다.
또 부동산114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상가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2분기에만 서울 지역 상가의 수가 1분기 대비 2만 1178개 줄어들었다. 서울의 상가 수는 1분기에 39만 1499개, 2분기에는 37만 321개로 집계됐다. 폐업한 상가 중에는 노래연습장 및 PC방 등이 포함된 관광·여가·오락 업종 상가가 1260개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