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겉그림최재봉의 〈CHANGE 9 체인지 나인〉
권성권
이번에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로 모두가 공포에 떨 때도 마찬가지였다고 합니다. 그때 정부도 생각하지 못한 인터넷 위치기반 확진자 방문지 사이트 '코로나 알리미'라는 앱을 개발한 학생들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걸 만든 대학생 3명은 소프트웨어 전공자가 아니라 대학의 동아리에서 구축한 교육 콘텐츠를 통해 학습한 게 전부였다는 것입니다. 호기심과 열정이 그런 창의성을 발휘하게 된 것입니다.
"조만호 대표의 SNS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와 뛰어난 감각이 핵심 성장 요인입니다. 고3 때 시작한 커뮤니티를 조 단위 기업을 키우면서 그는 늘 그곳의 방장이자 리더였습니다. Z세대의 취향을 저격한 상품 발굴 및 독자 제품 개발 능력도 대단합니다."(161쪽)
탄생에서부터 성장까지 오직 포노 사피엔스 문명을 근간으로 성공한 '무신사'에 대한 평가입니다. 무엇보다도 무신사의 대표는 Z세대 고객이 원하는 패션 서비스에 대한 감각을 구축해 왔다고 합니다. 그만큼 그는 물건을 팔려고 생각하기보다 먼저 그들과 동화되려는 마음 자세를 갖췄다는 것입니다. 지금의 팬덤은 물건이 아니라 진정 어린 마음이 만들어내는 무형의 자산이라는 것입니다.
이 또한 정형화된 교육의 틀이나, 상명하달의 수직적인 조직문화 속에서는 나오기 힘든 발상의 전환일 것입니다. 그것은 어느 책에 기록된 것처럼 "바람에 걸리지 않는 그물처럼, 물방울에 튀기지 않는 연꽃처럼, 무쏘의 뿔처럼 홀로서 가라"는 흐름과 같습니다.
그런 시대를 주도하고 있는 또 하나의 기업이 있다면 '당근마켓'일 것입니다. 나도 가끔씩 당근마켓을 이용해 물품을 구입하고 판매를 합니다. 당근마켓은 창업할 때부터 그런 조직문화를 구축해 왔다고 합니다. "사장님이 좋아할 아이디어를 내는 게 아니라 나라도 이렇게 해 주면 쓰겠다"는 그런 디지털 트랜스 포메이션의 본질 말입니다.
"우리가 바라보아야 할 것은 디지털 기술이 아닙니다. 디지털 플랫폼이라는 거대한 판 위에서 움직이는 소비행동의 변화와 새로운 질서입니다. 거기에 해답이 있습니다.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새로운 시대에 맞는 내 마음의 표준을 바로 잡는 일입니다. 새로운 문명의 근간에 흐르는 새로운 질서와 팬덤을 이해하면 '애프터 코로나 시대'를 극복할 길이 열릴 것입니다."(297쪽)
코로나19 인해 전세계가 대혁명의 전환시대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애프터 코로나 이후에 어떤 길을 걸어야 할지, 어떤 문화를 내다봐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성찰하게 하는 책입니다.
다만 그런 대전환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그 무엇보다도 교육계가 대혁명을 일으켜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전히 닭장에 닭을 가둬놓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오직 지식전달만 강요하고, 성적순으로만 모든 것을 기준삼는 체계에 대해서 말입니다. 그런 전환 없이 어떻게 포노 사피엔스 코드에 맞는 삶을 펼칠 수 있을까요?
이 책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바로 그것입니다. 대혁명의 전환시대를 준비하는 9가지 코드에 대해서는 잘 밝혀주고 있지만, 그것을 가능케 하는 교육혁명에 대한 상세한 성찰은 찾기 어려웠습니다. 그것까지 담는다면 이 책의 본질에서 너무 멀리 나간 것이었을까요?
CHANGE 9 체인지 나인 - 포노 사피엔스 코드
최재붕 (지은이),
쌤앤파커스,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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