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근거 없는 세치 혀에서 '공정' 나오지 않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공동취재사진

[기사 대체 : 17일 오후 7시 29분]

지난 사흘간의 '레퍼토리'가 반복됐다.

국민의힘은 17일 오후 열린 마지막 국회 대정부질문(교육·사회·문화 분야)에서도 추미애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아들의 군 복무 특혜 의혹을 집요하게 추궁했다. 추 장관은 거듭 의혹을 부인했다. 때론 "의혹을 자꾸 붙여서 여기까지 눈덩이처럼 커졌는데 억지와 궤변은 제기한 측에서 책임지셔야 하지 않을까 판단한다"고 날선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국회의원 시절 딸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21차례에 걸쳐 250여만 원의 정치자금을 지출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정치자금법을 위반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추 장관은 이날 "전국의 많은 부모들이 장관과 여당의 억지궤변에 더욱 억울한 심정을 가질 것이다. 계속 관련 의혹을 부인하는 건가"라는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대구 서구)의 질타에 "공익제보를 받아들이는 기관이나 국회의원도 (제보에 대한) 검증을 거쳐야 책임있는 자세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맞받았다.

김 의원이 "카투사 지원반장 면담기록에 부모님이 민원을 넣었다고 돼 있다"고 지적하자, 추 장관은 "저는 민원을 넣은 바 없다. 제 남편에게도 민원을 넣은 적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반박했다. "추 장관이나 (추 장관의) 남편이 (국방부 민원실에) 전화하지 않았다는 것 책임질 수 있느냐"는 발언엔 "어떤 책임을 질까요? 의원께서도 나중에 책임지실 건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야당 의원들은 일제히 추 장관의 '책임' 발언에 목소리를 높여 항의했다. 사회를 맡은 김상희 국회부의장이 "질의하는 의원이나 답변하는 국무위원도 성의껏 서로 존중하면서 해줬으면 좋겠다"고 자제를 요청했으나 통하지 않았다.

추 장관은 "(추 장관의) 아들이 군 입대 몇 달 전 축구를 했다는데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는 김 의원의 질문에 "그러면 의원님은 제 아들이 휴가 며칠 받으려고 수술했다는 거냐. 거기에 책임질 수 있느냐"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이 국정 단상에서 말하셔서 국민이 오해토록 하는 데 대해 의원님은 어떤 책임을 질 수 있나"고 쏘아 붙였다. "검찰이 소환하면 응할 것이냐"는 질문에도 "그게 바로 정쟁이고 정치공세라고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김 의원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마무리하면서 "공정은 근거 없는 세치 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국민들이 잘 알고 계실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딸 식당에 정치자금 250만원 지출, 법 위반 아니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질의하고 있다. 남소연

국회의원 시절 딸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21차례에 걸쳐 250여만 원의 정치자금을 지출한 것에 대한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경남 창원마산합포)의 질문엔 "정치자금법을 위반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딸 아이가 직장을 관두고 창업하겠다고 해서 아이를 격려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비례대표)은 '추 장관이 19대 국회의원으로 있던 지난 2014년 11월부터 2015년 8월까지 자신의 딸이 운영하는 이태원 소재 한 식당에서 총 250여만 원을 정치자금으로 썼다'고 발표했다. 지출은 대부분 기자간담회 명목이었다.

추 장관은 이에 "몇 년이 지난 일이다. 저도 언론 보도를 보니 21차례에 거쳐 도합 225만 원으로 평균 3만 원, 많게는 20만 원을 좀 넘게 지출했었다고 돼 있다"라고 인정하면서도 "내부자 거래 등으로 공정을 훼손하거나 정치자금법을 위반하거나 한 일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는 딸 아이가 다니던 직장을 관두고 청년 창업을 하고 싶다고 해서 모은 돈을 긁어 창업을 했지만 높은 권리금과 치솟는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아이 혼자 이른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일하고 사실 (이후 가게가) 문을 닫게 됐다"라며 "때로는 기자들과 (해당 식당에서)그런 저런 민생 얘기도 하면서 아이를 격려해주고 좌절하지 말라고 한 것"이라고 했다.

추 장관은 또 "이때(가게가 닫은 이후) 아이가 느꼈을 좌절을 보고 정치하는 공인인 엄마로서 지대(임대료) 개혁을 반드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상가임대차권리보호, 주택임대차보호법에 심혈을 기울이게 됐고 지금도 법무부장관으로서 해당 법률 주무부서의 국무위원으로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치자금법 2조에 따르면 "정치자금은 정치 활동을 위해 소요되는 경비로만 지출해야 하며, 사적 경비로 지출하거나 부정한 용도로 지출해선 안 된다"고 명시돼있다. '사적 경비'에는 '가계의 지원·보조'도 포함된다.

최형두 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뿐 아니라 일감 몰아주기, 가족들 매출 올려주기, 내부자 거래 등 정의 공정에 반하는 일"이라며 "(딸 식당에) 간다면 개인 돈을 써야 한다. 정치자금은 그런 데 쓰라고 있는 게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위치나 요일에도 문제가 있다. (5번 정도 사례가 있는데) 일요일에 이태원에서 기자간담회를 하는 경우도 있냐"고도 따졌다.

"안중근 논평? 제 아이 너무 과장하지도, 명예훼손도 말아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 답변을 마친 후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남소연

한편, 추 장관은 전날 더불어민주당 논평에서 군 특혜 휴가 의혹을 받고 있는 자신의 아들을 안중근 의사에 빗댔다가 논란이 인 것에 대해 "제 아이를 너무 과장하거나, 또는 명예훼손적으로 '황제 복무' '탈영' 같은 용어로 깎아 내리지도 말아달라"고 했다.

추 장관은 "보도를 보고 알았는데 (민주당이) 제 아들을 안중근 의사라고 비유한 게 아니라, 안중근 의사께서 '위국헌신 군인본분'이란 글을 남기셨는데 그 말씀처럼 나라에 헌신하는 게 군인의 본분이란 취지에서 아픈데도 불구하고 끝까지 군 복무에 충실했다는 점을 강조해준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이어 "(아들에 대한)과보호도 바라지 않는다. 동시에 다른 병사가 누릴 수 있는 진료권과 치료권, 휴가는 제 아이에게도 적절하게 보장돼야 한다"고 했다.

앞서 전날 박성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추 장관 아들은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이 군인의 본분(위국헌신 군인본분)'이라는 안중근 의사의 말을 몸소 실천한 것"이라는 논평을 냈다가 논란이 일자 삭제하고 유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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