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 2017년 6월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에서 남편 이일병 교수와 자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외교부 장관 남편의 요트구입 해외여행을 놓고 갑론을박이 뜨겁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배우자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가 지난 3일 오전 요트 여행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이 교수는 뉴욕 주에서 요트를 사서 미국 동부 해안을 여행할 계획이었다.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시기인만큼, 외교부는 3월부터 한국을 제외한 전 지역에 '특별여행주의보'를 내리고 해외여행의 취소와 연기를 권고하고 있다. 특별여행주의보는 여행 경보 2단계(여행자제)와 3단계(철수권고)의 중간 수준의 조치다. 그런데 정작 외교부 장관의 남편이 '단순 여행'을 하기 위해 외교부의 권고를 무시한 셈이 됐다.
여야 모두 이 교수에 대해 '부적절한 처신'이라며 비판하는 가운데 강 장관은 4일 외교부 간부들과의 회의에서 "국민께서 해외여행 등 외부활동을 자제하시는 가운데 이런 일이 있어 송구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자들과 만나선 "워낙 오래 계획하고 미루고 미루다가 간 것이라서 귀국하라고 얘기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사전에 여행을 가지 않도록 설득을 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쟁점 ①] 조국과 추미애에 이은 '강로남불'?
강 장관의 사과에도 논란은 쉬이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야당과 보수언론은 국정감사를 앞두고 강 장관을 향해 맹공을 연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 교수의 요트 여행을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자녀의혹과 연결 짓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서 "조국 장관 사퇴 생길 때는 조로남불, 추미애 장관 사퇴생길 때는 추로남불, 이러다가 강로남불까지 생길 판인데 그렇게 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사안의 핵심은 이중잣대"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의원은 "결국 특권과 반칙의 문제가 여기서 대두될 수밖에 없다"라며 강 장관이 이번 일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아일보 김순덕 논설위원은 5일 <서 일병과 이일병 사태의 공통점>이라는 글을 통해 추미애 장관 아들 의혹과 이번 사건의 공통점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문 정권' 농담처럼 노블레스와 거꾸로 가는 시대정신도 찾기 어렵다"라며 "국민에게는 여행하지 말라면서 외교부 장관 남편은 여행해도 괜찮은 나라, 정치인 아들이 정치인 아들이라는 이유로 유명해지는 나라다"라며 정부를 비판했다.
그러나 '강경화 장관 남편의 해외여행'은 조 전 장관과 추미애 장관의 '자녀 의혹'과는 전혀 다른 문제다. 후자의 두 사안은 권력을 이용해 자녀의 진학 또는 군대 내 휴가에 있어서 특혜를 줬느냐가 쟁점이 됐고, 그래서 '의혹'이라고 불린다. 하지만 이 교수의 해외여행에 강 장관이 개입할 여지는 없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문제일수는 있을지언정 '특권'과 '반칙'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이에 여당 의원들은 개인의 일탈일뿐, 불법이나 탈법이 아니라는 점을 들어 강 장관의 거취를 거론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하고 있다.
[쟁점 ②] 사생활 vs. 공직자 가족의 책무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