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희 서초구청장
서초구청
서초구의 '9억 이하 주택에 대한 재산세 50% 감면'이 논란이다. 재산세 감면 근거로 '지자체장은 재해 발생 등으로 재산세율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최대 50%를 가감할 수 있다'라는 지방세법 규정을 들고 있다. 코로나 재난 시대에 '아파트 시세 상승으로 인한 재산세 증가가 재난'이라니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서초구는 이에 그치지 않고 관내 청년 300명에게 2년간 매달 52만 원씩 지급하는 청년 기본소득 도입을 위한 사회 정책실험을 위한 조례안을 구의회 제출해 놓은 상태이다.
서초구는 올해 재정자립도 54.7%로 25개 자치구 가운데 1위다. 서초구 주민에게는 상당히 죄송스러운 말씀이나 우월한 재정을 이용해 재산세를 감면해 준다는 발상은 정치적 대중영합주의이며 재정이 열악한 시도나 구에 사는 주민들에게 소외감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우리도 재산세 깍아달라"는 요구가 각지에서 일어날 법하다.
이는 진보 보수를 가릴 것 없이 추진해온 지역 균형 발전을 추구하는 정부의 노력에 대한 역행이며 지역 간 불균형을 더 심화하고 강남 최고주의를 조장하는 정책이라 말할 수 있다.
서초구청장님에게 묻고 싶다.
"서초구청장님! 남한강, 북한강의 물줄기를 따라 강변에 멋있게 강 조망 아파트를 수만 가구 분양해볼까요? 그들 지역이 수도 서울 상수도 보호구역이라는 큰 목표 아래 가능한 일이라 보시는지요."
지방 중소도시들의 재정이 열악한 것은 각종 규제와 투자 부재가 원인이지, 그 도시들이 못해서가 아니다. 서울 중 일부 구는 지하철과 버스 등 모든 교통의 요지이며 대기업 본사, 대형병원, 5성급 호텔, 공공기관, 대형 문화시설, 고층 아파트 등으로 가득 차있다. 이들이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과 개인이라 땅장사는 잘했다고 말할 수 있으나 그 규모에 맞는 사회적 책임을 얼마나 많이 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유리한 입지 여건으로 얻은 우월한 세수를 자신의 지역에 나눠준다는 발상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서초구의 정책이 지지 받으려면 정부는 개발행위가 제한되어 억울하게 재산권이 침해되는 지역의 규제 또한 풀어줘야 할 것이다. 즉, 낙후된 서울 변두리와 지방에도 용도 변경, 용적률 변경 등 각종 규제가 풀린다면 서초구청장의 정책에 이의를 달지 않겠다. 이와 같은 생각은 억지에 가깝다는 것을 알면서도 서초구의 재산세 감면 추진의 부당성을 강조하기 위하여 주장하는 것이다.
인구가 감소한다는 데 수도권 유입인구는 늘어나고 있다. 사람이 살지 않는 지방 도시, 즉 일본의 유령도시가 대한민국에도 재현되는 중이다. 이에 대한 피해와 책임은 결국 가까운 미래, 우리에게 돌아올 것이며 그 원인은 지역이기주의에 기인한 포퓰리즘에서 비롯된 정책이 한몫 한다고 믿고 있다.
택배 노동자가 지독한 노동과 저임금으로 하루가 멀다고 세상과 작별하는 시대이다. 코로나19로 경제가 어려운 지금, 저소득 계층이 어느 정도 고통을 받고 있는지 실태 파악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조금 여유 있는 분들에게는 상당히 불만스러운 주장이겠지만 코로나 위기에 정부와 지자체의 세금은 서초구의 재산세 감면이 아니라 택배 노동자 과로 참사, 송파구 세 모녀 비극과 같은 제2, 제3의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방향으로 가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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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구청장의 재산세 감면 추진에 이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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