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확인한 맹금류 3종.
이경호
2006년 세종보 상류의 작은 모래 섬에서 검독수리(천연기념물 243-2호), 참수리(천연기념물 243-3호), 흰꼬리수리(천연기념물 243-4호) 한 번에 만난 적이 있다. 지금 생각해도 다시 찾을 수 없는 놀라운 경험이었다. 3종 모두 멸종위종 1급이며 천연기념물로 보호 받는 종이기 때문이다.
국제자연보전연맹 적색목록 3종 모두 등재돼 보호받는 국제보호종이다. 모두 멸종위기종이며,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실제 만나기 어려운 종들을 만나게 되는 행운을 얻은 것이다.
흰꼬리수리는 금강에 매년 월동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으나 실제 개체수는 10개체 내외에 불과하다. 참수리 역시 금강에 매년 월동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실제 서식 개체수는 2~3개체 정도로 추산된다. 400km에 이르는 금강에 10개체 내외의 서식실태이니, 만나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다. 참수리는 금강에 서식하는 개체수가 매우 적기 때문에 실제로 목격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종이다.
특히 검독수리는 금강뿐만 아니라 국내에 서식하는 개체수가 매우 적은 종으로 야생에서 만나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다. 필자 역시 2006년 3종을 한자리에서 만난 이후 검독수리를 만난 적이 없을 정도로 매우 귀한 종이다. 사냥능력이 뛰어나 사냥매로 활용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후 4대강 사업이 진행되면서부터다. 4대강 사업은 대규모 준설과 보설치로 작은 모래톱을 금강에 남겨 놓지 않았다. 모래톱과 자갈밭등이 사라지면서 두세 종이 모여서 먹이를 가지고 다투는 모습을 만나기는 어려워졌다. 금강에 서식하고 있는 대형 맹금류인 흰꼬리수리, 참수리, 검독수리는 4대강 사업 이후 모래톱이 아닌 비행하는 모습 등으로 아주 가끔 확인될 뿐이었다.
가끔 확인되는 흰꼬리수리와 참수리는 합강리 주변에 서식하고 있지만 쉬면서 먹이를 먹을 곳이 없어 방황하기도 했다.
하지만 수문이 개방되면서 하천에 모래톱에 다시 맹금류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수십여 마리의 독수리가 모래톱에서 휴식하는 모습이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