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팬데믹 상황을 겪고 있는 우리의 모습
픽사베이
우리는 생계를 위해,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 미래의 행복을 위해 살아가야만 했다. 최근 빌보드 핫 100차트 1위에 오른 BTS의 'Life goes on'의 가사처럼 어느 날 세상이 멈췄지만 우리의 삶은 계속되고 있다.
얼마 전 부산에서 만난 택시 기사 박재호(가명)씨는 코로나로 인해 사납금도 내기 어려운 형편이라는 말을 전해줬다. 초기에는 회사에서 사납금을 일부 감면해 주기도 했지만 지금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1차 재난 지원금이 나온 후 한동안 거리에 사람들이 보이는 듯싶었지만, 거리 두기 단계를 상향한 이후에는 하루 수입이 몇 만 원도 안 될 정도로 어려워졌다고 했다. 그러나 기사님은 힘든 상황을 이야기하면서도 손님에게 전하는 새해 인사를 빼놓지 않았다.
"손님도 올 한해 힘드셨죠? 내년에는 좋은 일이 있기를 바랍니다."
많은 사람들이 새해 인사와 덕담을 나누기를 주저하고 스스로를 궁색한 처지라고 느낄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이 힘든 시간을 견딘 것만으로도 우리는 생존 신고를 하고, 안부를 묻고, 덕담을 나눌 수 있을 자격이 충분하다.
경제지에서 근무했을 때 딱 한 번 인터뷰했던, 국회에 단 1석을 가진 미니 정당에서는 지금도 나에게 (전 회사 메일로) 보도자료를 보내고 잘 지내냐는 안부를 묻는다. "세상을 바꿔보겠다는데 그까짓 게 대수냐" 하는 기백이 느껴질 정도다.
그래서 아무것도 아닌 나도 이렇게 글을 쓰고 모두에게 새해 인사를 전한다. 중견 언론인이나 유명 칼럼니스트만이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수입이 반 토막 난 택시 기사도, 소수 정당 국회의원실도 그리고 예고 없이 찾아온 재난을 각자의 방식으로 견뎌낸 우리 모두 코로나 시대의 산증인이고, 희망을 전할 수 있는 공동체의 일원이다.
2020년의 마지막 날은 나만큼 힘든 시간을 보냈을 주변 사람들과 안부를 묻거나, 서로의 아픔을 보듬으며 희망찬 2021년을 기약할 수 있는 시간이었으면 한다.
"올 한 해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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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에게 따뜻한 인사를... 우리 그럴 자격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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