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포유 초등학교 만성질환으로 학교 등교출석이 어려운 건강장애학생들을 위한 원격학습 사이트
조성모
유예 신청을 받았다. 작년 2월 새로 학교로 옮기면서 내 반에 배정된 학생이었다. 몸이 아파서 한 학년을 쉬어야 한다고 한다. 코로나19로 우리반 학생들 얼굴도 많이 보지는 못했지만 유예한 학생은 사진으로만 봐야했다. 못 보게 되서 아쉬웠다.
6월 초 학생 어머니에게 전화가 왔다. 병원에 입원과 통근치료를 병행하면서 보니다른 아픈 아이들이 병원 학교에 등록해서 수업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도 이제 몸을 조금 추스를 정도로 나아져 수업을 받고 싶단다. 등교수업은 못하고 원격수업으로 학업을 이어보려고 전화를 주셨다.
그러면 유예를 취소하고 원격수업 건강장애학생으로 등록을 해야 한다. 다만 수업일수가 당해 학교, 당해 학년 수업일수의 3분의 2이상이 되어야 한다. 올해는 191일에서 173일로 수업일수가 잡혀 있어서 행정처리를 신속하게 하면 2~3일 남기고 수업일수 115일을 채울 수 있었다. 지역교육지원청 담당 선생님과 연락해서 상황과 내용을 상의했다. 친절하고 자세한 설명으로 여러가지 도움을 받았다.
그 다음날 오후에 아이 아버님과 같이 서류를 작성하고 기안을 올리고 한국교육개발원 원격학습에 등록을 마쳤다. 기안한 공문이 결제되고 심사해서 선정될 때까지 최소 1주일 걸릴 것을 대비해서 학교 E-학습터에 등록하고 온라인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했다.
1주일 후에 한국교육개발원 원격학습 '스쿨포유'에 학급지정되어 치료를 병행하면서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됬다. 수업일수 3분의 2이상 출석하게 되어 올해 6학년으로 진급할 수 있어서 친구들과 같이 수업을 들을 수 있다고 아이가 좋아했다. 다행이다.
그동안 아이를 가르치면서 이렇게 몸이 아파서 학교를 못 올 정도로 아픈 친구는 처음이었다. 아이도 몸이 아파서 마음대로 놀지도 못해서 속상해 있을테고, 또 그런 아이를 보는 부모 마음은 어떨까? 그런데도 가끔씩 전화할 때 듣는 부모님 목소리가 힘이 넘치신다. 아이와 같이 마음 졸이고 아이와 같이 웃는 부모 마음이 전화기 너머로 전해진다.
화상 채팅 플랫폼 Zoom으로 온라인 실시간 수업 수학 1교시를 마쳤다. 곧 종업식이다. 역시 Zoom으로 종업식과 6학년 졸업식 행사를 한다. 올해 '스쿨포유' 원격수업은 이미 마쳤고 우리반 아이도 오늘 5학년 수업을 모두 마쳤다. 몸이 아프고 힘들지만 그래도 꾸준히 수업을 듣고 친구들과 함께 해보고 싶은 그 마음이 아이를 움직이게 하는 힘인 듯하다.
학사일정은 2021년 2월 28일까지다. 온라인으로 수업을 하고 배움을 실천하는 학생들도 많은 어려움속에서 슬기롭게 헤쳐 나가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또, 우리 주위에는 몸이 아파서 온라인 학습하기 어려워서 병원학교, 꿈사랑학교, 스쿨포유로 원격수업으로 학업을 이어가는 학생들도 있다. 배움을 실천하는 모든 학생들이 몸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하고 싶은 공부 마음껏 할 수 있으면 좋겠다. 모두 응원합니다!
"아프지 말고, 건강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