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방위원회 국방부 국정감사에 즈음하여 핵잠수함 도입 사업의 중단을 촉구하는 평통사 회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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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잠수함 전력의 열세로 중형 잠수함 도입이 필요하다?
핵추진잠수함 도입론자들은 북한의 핵잠수함이나 재래식 SLBM 잠수함뿐만 아니라 대남 비대칭 우위의 북한 잠수함 전력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중형 (핵추진) 잠수함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많은 전문가와 언론도 북한 잠수함 전력의 대남 우위를 당연시한다. 아니다. 남한 잠수함 전력이 오히려 우위에 있다.
남북한이 보유한 잠수함정은 25 : 73척(『2019 밀리터리 밸런스』)으로 북한이 약 3배 우위에 있다. 그러나 북한 보유 잠수함정은 70%가 300톤 미만의 잠수정으로, 잠수함(300톤 이상)으로만 한정하면 북한은 신포급(2,000톤) 1척, 로미오급(1,800톤) 20척, 상어급-Ⅱ(320톤) 2척 등 23척으로 남한의 장보고-III급(3,000톤) 1척, 장보고-II급(1,800톤) 9척, 장보고-I급(1,200톤) 9척 등 19척과 별 차이가 없다.
남한 잠수함의 총 톤수는 약 3만 2,375톤으로 척당 평균 톤수는 약 1,700톤이다, 북한 잠수함의 총 톤수는 약 4만 9,900톤으로 척당 평균 톤수는 약 690톤이다(『Jane's fighting ship 2018~2019』 등 참조). 남북한 잠수함 간 톤수의 격차는 탑재 탐지장비와 무장 등에서 남한 잠수함이 그만큼 질적 우위에 있다는 것을 함의한다.
이에 따라 질적 측면에서 남한 잠수함은 북한 잠수함을 압도한다. 북한의 로미오급 잠수함은 1930년대에 설계된 구형 잠수함으로 1973년 중국에서 2척을 들여와 1976~1995년에 자체 건조한 잠수함으로 2000년대 이후 개량되었다고는 하나 7~80년대에 도입된 것 중 상당수는 성능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990년을 전후해 도입한 상어급-Ⅰ/Ⅱ 잠수함정과 최근까지 생산된 것으로 알려진 연어급 잠수정 등은 공격용보다는 침투·수송용으로 남한에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
반면 남한의 장보고-III급 안창호함은 2021년대 3월에 해군에 인도 예정인 최신예 잠수함이며, 주력함인 장보고-II급 잠수함은 2006~2017년에 취역한 신예 잠수함이고, 장보고-I급 잠수함도 1993~2000년에 취역한 비교적 신형 잠수함으로 기동성, 잠항 능력, 은밀성, 무장 등 모든 작전 성능에서 북한 잠수함정을 압도한다.
먼저 기동력을 보면 남한 잠수함의 수중 속도는 장보고-I이 21.5노트, 장보고-II가 20노트, 장보고-III는 20노트인 데 반해 북한 잠수함은 고래급(신포급)이 10노트, 로미오급이 13노트, 상어급-Ⅰ이 8.8노트, 상어-II급이 13노트로 남한 잠수함이 훨씬 빠르다. (『Jane's fighting ship 2018~2019』)
또한 남한의 장보고-II/III급 잠수함은 AIP(공기불요체계)를 탑재해 2(장보고-II)~3주(장보고-III) 동안 잠항(4노트 기준)할 수 있어 탐색·추적·생존 능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했다. 그러나 북한의 로미오급 잠수함은 AIP를 장착하지 않아 공기 흡입을 위해 하루에 2번 수면 위로 올라와야 하며, 따라서 남한 해역에서 작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최근 북한이 잠수함에 AIP 탑재 능력을 갖췄다는 보도가 있다.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2000년대 들어 개량한 로미오급 등에 AIP 체계를 탑재했을 수도 있으며, 이에 따라 작전반경이 늘어났을 가능성도 있다.
탐지와 공격 능력에서도 남한 잠수함은 북한 잠수함정을 압도한다. 북한 주력 잠수함로미오급과 남한의 주력 잠수함 장보고-II급를 비교해 보면 그 차이는 확연하다. 로미오급 잠수함은 능동 소나 pike jaw(탐지거리 3.7km), 수동 소나 Feniks(탐지거리 18.5km) 등 구형 탐지장비를 탑재하고 있으나 장보고-Ⅱ 잠수함은 STN Atlas Elektronik DBQS-40 패시브 소나(탐지거리 44km), 측면배열소나(탐지거리 74km), 예인형 수동 소나(탐지거리 74km), 기뢰탐지용 능동 소나(탐지거리 0.9Km) 등 다양한 신형 탐지장비를 탑재하고 이를 CSU-90 음탐체계로 통합함으로써 장보고-Ⅱ 잠수함이 로미오급 잠수함보다 2차원 높은 탐지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로미오급은 533mm 어뢰 발사관 8문, 사거리가 13~15km이고 탄두 중량이 300~400kg인 SEAT-60 중어뢰 14기, 28기의 기뢰를 공격무기로 장착하고 있으나 장보고-II는 533mm 발사관 8문, 사거리가 30km이고 탄두 중량이 370kg인 K-731 백상어 중어뢰, 사거리가 28km이고 탄두 중량이 260kg인 SUT Mod 2 중어뢰, 사거리가 140km이고 탄두 중량이 220kg인 UGM 84 하푼 잠대함 미사일, 해성-3 잠대지 순항미사일 등 보다 다양한 공격무기를 장착하고 있으며, 신속한 재장전 장치를 갖추고 있고 이를 ISUS-90 지휘 및 무장체계를 통해 통합함으로써 3차원 높은 공격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남한의 장보고-Ⅲ는 탐지, 공격 능력에서 장보고-II를 능가하며, 장보고-Ⅰ는 장보고-II에 버금간다.
센서, 무장, 지휘 및 무장 통합 체계에서 북한 잠수함에 일방적 우위를 누리고 있는 남한 잠수함은 교전 시 북한 잠수함을 먼저 보고 더 먼 거리에서 쏠 수 있다. 따라서 북한 잠수함정의 남한 수상, 수중함에 대한 공격은 매복, 기습 등 외에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이마저도 남한 수상함·수중함·항공전력의 우수한 탐색·정찰 능력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다.
특히 북한 잠수함정의 남한 해역에서의 작전은 소음이 매우 크고 잠수 깊이가 낮아 동해나 서해로 남하할 경우 남한 초계함, 호위함, P-3C, P-3CK, P-8A 대잠 초계기, 수중 집음 장치 등으로 대부분 탐지해 낼 수 있으며, 남한 해상/공중전력의 폭뢰 등의 공격에 취약(국방일보, 2014.3.30)해 생존이 어렵다.
이렇듯 북한 잠수함 전력이 대남 우위에 있다는 주장은 과장되고 허구적인 것이다. 그런데도 북한 잠수함 전력을 부풀려 이를 이유로 3,000~4,000톤급 중형 잠수함을 9척이나, 그것도 일부를 핵추진잠수함으로 도입하려는 것은 과도한 전력 증강이라고 본다. 더구나 SLBM을 6~10기나 장착할 수 있는 초공세형으로 도입한다는 것은 터무니없다. 남한은 함대지 능력 외에도 지대지, 공대지 공격 능력을 넘치도록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