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3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포부를 밝히고 있다.
남소연
- 서울시정 얘기로 들어가면, 어쨌든 박원순 시장이 오랫동안 일했다. 이어갈 점과 개선할 점들이 있을 텐데.
"박원순 시장은 생활형 시장이었다. 복지문제나 따릉이 등 생활에 밀착된, 아기자기한 정책들을 굉장히 많이 펼쳤고 시민들이 호응했다. 하지만 3기에서는 좀 더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대형 프로젝트를 펼치려고 하다가 거기서 멈췄다. 지금은 대전환 시기이고, 그게 필요하다. 제가 이를 관통하는 여섯 글자, '서울시 대전환'을 출마의 변으로 삼은 이유다. 그럼 어떻게? '21분 컴팩트 도시'로 하겠다."
- 미래 비전이라는 개선할 점, 생활형이라는 이어갈 점이 연결되는 걸 '21분 컴팩트 도시'로 이해하면 될까.
"저는 서울을 21개의 거점으로 나눠서 재편하는 것을 구상하고 있다. 사람이 21분 걸으면 약 2km다. 이 기준으로 서울을 나눠보니 21개의 핵을 만들면 되겠더라. 박원순 시장 시절에 '10분 동네' 사업을 했는데 이건 너무 많은 핵을 만들어야 해서 확산이 잘 안 됐다. 그런데 '21분 도시'를 만들면 이 안에 병원, 일자리, 집도 있고 출퇴근, 통학, 여가생활 등이 다 해결된다. 이 다핵화가 결국 환경문제를 해결하고, 부동산도 해결하고, 소상공인 상권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여기에 하나 더, '파리 하면 에펠탑' 같은 도시의 상징을 무엇으로 할까? 바로 '수직정원도시(Vertical garden city)'다. 하늘을 향해서 빌딩을 세우고, 거길 돌면서 올라가는 동안 운동도 하고, 1인 가구 또는 2인 가구가 살고, 스마트팜도 만들면 어떨까? 나무도 심으면 5천 그루 정도 들어간다. 탄소제로로 가는 단추도 채우는 셈이다. 이걸 서울 곳곳에다 만들어서 '서울 하면 수직정원도시'로 브랜드화하고 싶다."
- 제법 오랜 시간 구상한 내용 같은데.
"저만의 아이디어는 아니다. 다보스 포럼에서 만난 한국인 건축가의 구상이었다. 이분이 수직정원도시로 바람길을 만들어서 서울의 공기를 바꾸고 싶은데, (여러 곳에서) 현실성이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제가 여기에 주거공간을 넣어보자, 스마트팜을 넣어보자 아이디어를 내서 완성된 형태가 지금 이 그림이다. 저는 이거, 가능성 있다고 본다.
오늘(3일) 서울시 환경미화원 노조 가서 설명드렸더니 눈이 반짝반짝 빛나더라. 도로 청소하는 분들인데, 미세먼지가 없어지잖나. 본인들 작업환경과 직결되는 문제다. 또 '무주택자 대상으로 토지임대부 방식으로 평당 1000만 원씩 2억 원에 공공 분양할 테니 들어와서 사세요'라고 했더니 다들 좋아했다.
누군가는 화려하다는데, 아니 서민은 화려한 곳 살면 안 되나? 저는 디자인도 젊은 분들 좋아하는 형태로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본다. 물론 건축비는 좀 더 들어간다. 하지만 그 비용으로 거기 사람들에게 즐거움, 산뜻함을 주면서 얻는 가치가 훨씬 크다. 즐거운 도시가 성공한다."
- 미래 비전말고 당장 시급한 문제가 코로나 상황이다. 최근 정치권에서 소상공인 피해보상 문제가 다뤄지고 있는데, 서울시장 후보 중에서도 우상호 의원은 당선되자마자 100만 원씩 지급, 나경원 전 의원은 초저금리의 '숨통트임론' 공약을 내놨다. 박영선만의 대책은 무엇인가.
"제가 왜 그렇게 얘기를 안 하냐면, 빅데이터에 답이 있다. 지난해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할 당시 소상공인 매출이 (평소의) 60% 밑으로 떨어졌다. 8.15 집회 후 새희망 자금을 지급했을 때는 75%선이었고. 그걸 재난지원금, 대한민국 동행세일 등으로 95%까지 회복했는데 (3차 대유행으로) 75~80%까지 떨어졌다. 저는 이 정도 선에서는 선별지급이 맞고, 60%대까지 떨어지면 보편지급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책은 데이터를 보고 하면 된다. 구호처럼 외친다고 되지 않는다.
또 어제는 (코로나 이후를 대비한) 소상공인 구독경제 구축 공약을 발표했다. 시민들은 싸게 구입하고, 소상공인은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한다. 꽃배달, 반찬, 밀키트 등 다양한 구독경제가 가능하다. 우리집은 세탁물 서비스를 한 달에 일정금액 내면 와이셔츠 몇 벌씩 해주는 구독경제를 이용하고 있다. 굉장히 편하다. 또 소상공인들은 배달이나 1인가구 맞춤형 포장 등을 하려고 해도 힘들다. 공유식품공장, 배송 등 플랫폼을 시에서 구축, 생태계를 만들려고 한다."
- '여성 시장'이란 상징성말고 어떤 성평등 공약을 고민하고 있나.
"제가 처음으로 여성 시장이 된다면, 서울도 가능성의 도시가 된다. 여성들이 꿈꾸면 현실이 된다는. 또 그걸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자산 2조 원 이상 주권상장법인의 이사회 전원을 특정 성별로 구성하지 않도록 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처럼 서울시 각 분야에서도 (일종의 할당제를 운영해) 여성 리더가 많이 나오게끔 해야 한다. 그렇게 될 수 있다."
"저처럼 선명한 사람, 재벌·검찰개혁 이룬 사람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