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하얀 눈과 새빨간 산수유가 조화를 이룬 의성군 설경.
경북매일 자료사진
인간에겐 지금 자신의 앞을 가로막은 고난이나 어려움이 세상 무엇보다 크고 아프게 느껴진다. 그건 사람의 한계이기도 하다.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사태'. 2021년 오늘을 사는 우리에겐 그보다 더 큰 비극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당연하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지금 숨 쉬며 살아가는 누구도 알 수 없는 아득한 먼 옛날. 문자로 기록되지도 못한 시절부터 인간은 언제나 고통과 수난 속에서 살았다. 그걸 당신이 인정하건 그렇지 않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더 멀리는 중동과 아프리카에 고대국가가 존재했다. 의학기술이 현대처럼 발달했을 턱이 없다. 그래서다. 같은 물을 마시던 마을과 도시 전체가 요즘이라면 가볍게 넘어갈 수 있는 수인성 전염병으로 '몰살'당하기도 한다.
이른바 의료선진국이라 불리는 미국과 서유럽, 한국과 일본이라면 콜레라와 장티푸스 따위야 지금은 병이라고 부를 수도 없다. 그러나 고대엔 그 병으로 인해 왕과 왕비도 죽었다.
그럼에도 인간은 그러한 병(病)들에게 굴복하지 않고, 그것들에 대항할 백신을 만들고 치료제를 개발해왔다. 그게 인류의 역사다. 어떠한 병원균과 바이러스에게도 온전히 항복하지 않았던.
고대왕국의 유적지를 어슬렁거려본 여행자는 안다. 거기서 보고 듣게 되는 건 장구한 역사가 선물하는 낭만만이 아니라, 각종 질병으로 고통 받던 백성들의 비명까지란 걸. 그런데, 그게 마냥 고통스럽고 아프기만 한 기억이고 기록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