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청소에 나선 트리플A 회원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트리플A 제공
초임 교사 때 본 활기찬 모습으로 도시가 돌아갔으면...
- 간략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1963년 경기도 평택에서 태어났다. 이모가 계시던 포항에 온 건 스물세 살 때 교사로 발령 받고나서다. 20대 초반에 와서 지금까지 40년 가까이 살았으니 이젠 여기가 고향 같다. 27년을 교직에 있었고 만 오십 살에 명예퇴직 했다. 이후엔 뭘 할까 진지하게 고민했다."
- 트리플A 결성 시기와 결성 계기는.
"지난해 꿈틀로 상가번영회 회원들이 회장을 맡아달라고 청했다. 내가 거리를 오가는 모습을 본 모양이었다. 사실 그때까진 상가번영회 일에 관해 아는 게 없었다. 하지만, 포항에 처음 왔을 때 사람들로 활기찼던 꿈틀로 일대를 기억하고 있고, 지금도 그 시절처럼 이 공간을 에너지 넘치게 바꾸고 싶다는 꿈은 있었다. 꿈틀로 주민들과 입주 예술가들, 상인들을 하나로 묶어내자는 희망으로 번영회장을 맡았다. 그 꿈과 희망의 연장선에서 만들어진 것이 트리플A다."
- 봉사활동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나 계기가 있나.
"초등학교 교사로 일할 때부터 아이들에게 배려, 평등, 존중이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말해왔다. 모든 것을 역지사지(易地思之)하라고도 가르쳤다. 그렇게 말했던 사람이 그걸 실천하지 않으면 되겠는가?(웃음) 앞으로의 내 삶도 앞서 말한 세 가지 원칙을 지키며 지속될 것이다."
- 트리플A는 어떤 활동을 하는 단체인가.
"지난해 여름 결성됐다. 활동한 지 8개월쯤이다. 처음엔 봉사활동으로 시작했다. 일단 주민들에게 우리 단체가 가진 마음가짐을 알리고 싶었다. '서로 존중하고 평등을 지향하며, 그 속에서 행복을 찾자'는 트리플A의 정신을 보여주고자 했다. 동네 벽에 예쁜 벽화를 그리고, 쓰레기를 치우고, 거리 청소부터 시작했다.
봉사는 어려운 게 아니란 걸 실천을 통해 드러냈다. 포항문화재단과 함께 작은 공간을 만들어 주민들이 차 마시며 이야기 나눌 수 있게 했다. 포스코와 포항시청, 우리가 힘을 합쳐 꿈틀로 정비도 이어갔다.
노출된 전선을 지하로 옮기고, 버려진 간판 등을 정비했다. 그러자 우리의 진심을 알아준 건물주들도 적극 협조하기 시작했다. 동네에 위치한 조그만 공간에서 소규모 노래 공연도 펼쳤다. 사랑하게 되면 모든 것이 자세하게 보인다. 이처럼 꿈틀로를 향한 작은 사랑을 실천하는 단체가 트리플A다."
- 트리플A 구성원은 얼마나 되며, 어떤 일을 하는 사람들인지.
"회원 대부분이 다른 일을 가지고 있다. 꿈틀로 주민, 화가·공예가 등 예술가, 교사 등 직업의 프리즘은 다양하다. 전업주부도 있다. 우리 지역만이 아닌 트리플A의 정신과 지향에 동의하는 타 지역 사람들에게도 가입의 기회를 열어놓고 있다.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