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에서 길을 찾다]4-꽃바람꽃바람은 꽃이 필 무렵 부는 봄바람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이창수
지난 이틀 동안은 아침이나 저녁에도 춥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습니다. 낮에도 문을 열면 불어 오는 바람이 춥지 않았지요. 배곳을 오가는 길가에는 하얗거나 여린 붉은빛 꽃들이 활짝 피어 있습니다. 이른 벚꽃이 피었다는 기별도 들었지요. 이처럼 봄에 꽃이 필 무렵에 부는 바람을 '꽃바람'이라고 한다는 것을 지난 '온봄달(3월)에 알고 쓰면 좋을 토박이말'에서 알려 드렸기 때문에 다들 알고 계실 거라 믿습니다.
지난 한날(월요일) 가시어머니께서 끓여 주신 쑥내 가득한 쑥국과 냉이를 넣어 구운 냉이 지짐이를 맛있게 먹으면서 저 나름 봄맛을 느꼈습니다. 우리가 입에 들어가는 먹거리도 제철에 나는 제철 먹거리가 맛있고 몸에도 좋다고 하지요? 저는 토박이말도 철에 맞는 제철 토박이말을 알고 쓰며 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때를 맞춘 것처럼 어제 제철 토박이말 가운데 하나인 '꽃바람'이라는 이름이 붙은 노래를 들었습니다. 한솔님의 노랫말에 정성헌님이 가락을 붙여 박상철님이 부른 노래였습니다. 4343해(2010년)에 나온 노래라서 아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모르는 분도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노랫말을 톺아보니 '단'과 '당신'을 빼고는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어 놀라우면서도 반가웠습니다. 어떤 분이 이렇게 토박이말을 잘 살린 노랫말을 쓰셨을까 찾아 봤더니 노랫말을 쓰신 분의 이름도 '한솔'이라는 토박이말 이름이었습니다.
지나치게 들온말이 많이 들어간 노래가 넘쳐나는 요즘 일부러라도 이렇게 토박이말을 잘 살린 노래를 만들어 불렀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토박이말이 잘 살아있는 좋은 노래를 많은 사람들이 즐겨 부르는 가운데 절로 토박이말이 사람들 삶 속으로 들어올 테니 말입니다. 아래 덧붙인 노랫말을 되새기며 함께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그대는 나에게 꽃 바람
내 마음 흔들어 논 꽃 바람
바보가 되고 말았어요 나 그대 사랑하니까
누군가를 사랑하면 이렇게 눈이 머나요
단 한사람 당신이기에 사랑에 눈을 떴어요
가면 가는대로 오는대로 그 까짓 것 사랑이 뭐길래
이렇게 아프고 괴로운지 내맘 나도 몰라요
그대는 나에게 꽃 바람 내 마음 흔들어 논 꽃 바람
바보가 되고 말았어요 나 그대 사랑하니까
오늘도 토박이말에 마음을 써 봐 주시고 좋아해 주시고 둘레 분들에게 나눠 주시는 여러분 모두 고맙습니다.
4354해 온봄달 열이틀 닷날(2021년 3월 12일 금요일) 바람 바람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온누리 으뜸 글자인 한글을 낳은 토박이말, 참우리말인 토박이말을 일으키고 북돋우는 일에 뜻을 두고 있는 사단법인 토박이말바라기 맡음빛(상임이사)입니다. 토박이말 살리기에 힘과 슬기를 보태주세요.^^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