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와 홈플러스가 부산 가야점을 매각했다. 홈플러스 점포 매각은 지난해 안산점, 대구점, 대전둔산점, 대전탄방점에 이어 다섯 번째다.
김보성
홈플러스 부산 부산진구 가야점의 일방적 매각에 노동조합이 반발하고 있다.
홈플러스 사측은 지난 12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 지부에 부산 가야점의 폐점을 알리는 공문을 보냈다. 사 측은 '부산 가야점 자산유동화 확정 안내' 공문에서 "전환배치 프로세서에 의거해 인접 점포로의 재배치 계획 등 고용안정에 최대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부산 매출 1위인 홈플러스 가야점은 1년간 영업을 유지한 뒤에 폐점한다.
홈플러스 점포 매각은 지난해 안산점, 대구점, 대전둔산점, 대전탄방점에 이어 다섯 번째다. 부산 가야점은 올해 첫 매각 점포로 기록됐다. 홈플러스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 파트너스는 홈플러스 부동산과 매장을 팔아 수조 원의 대금을 확보한 상황이다. 지난해 매장 매각으로 연말에만 1조원이 넘는 현금 유동성을 확보했다. MBK파트너스와 홈플러스는 국내 유통 상황에 따라 추가 점포 매각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그러나 부산 매출 1위, 전국 매출 5위권에 해당하는 가야점 매각에 대해 노조는 "MBK와 경영진이 부동산 투기꾼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통상적인 매각후재임대(세일즈앤리스백)도 아닌 폐점 선포는 결국 마트사업 포기와 다름없다는 주장이다.
15일 가야점 앞에서 김재남 민주노총 부산본부장, 노정현 진보당 부산시장 예비후보와 함께 사측 규탄 기자회견을 연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 지부는 "사모펀드의 이윤 극대화를 위해 알짜매장을 매각한다는 것은 최소한의 사회적 책임마저 내팽개친 반사회적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가야점의 경우 직영직원과 협력·외주, 입점주까지 800여 명의 노동자가 일하고 있는 곳"이라며 "대량 실업과 지역경제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이후 파장을 우려했다.
MBK 파트너스와 경영진이 운영자금 마련 등을 매각 이유로 내세웠지만, 노조는 "쪼개기 매각을 통해 국내 2위의 유통기업을 산산조각 내고 있다"고 반박했다. 노조는 "지난해 한 해에만 매각대금으로 1조 원이 넘는 돈을 벌어놓고도 홈플러스 곳간에는 한 푼도 들어오지 않았다는 의미"라며 "지속 성장에는 관심 없이 먹고 뛸 궁리만 하는 MBK로 인해 직원들만 하루하루 고용불안에 떨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장에서 발언한 주재현 홈플러스 지부 위원장은 "사모펀드는 기업을 사서 되파는 것이 목적으로 경영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 우리는 MBK의 홈플러스 산산조각 내기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매각 매장의 조합원인 김은희 가야 지회장도 "하늘이 무너져내리는 것과 같은 통보를 받았다. 뼈 빠지게 일하고 골병들어가면서 만들어놓은 홈플러스를 날강도가 주인이랍시고 팔아먹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끝장 싸움을 벌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