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가 7일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상대인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가 64%, 김 후보가 33%라는 자막에 선거캠프 분위기가 무거워졌다.
김영춘 후보 캠프
"부산을 살릴 경제 시장"을 뽑아달라고 호소했지만,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는 결집한 보수층과 달라진 여론의 벽을 넘지 못했다.
7일 오후 10시 40분 중앙선관위 집계 결과(개표율 27.3%) 박형준 후보는 63.5%의 득표율로 33.8%를 받은 김영춘 후보를 큰 표 차이로 따돌렸다. 투표율은 50.7%였다. 같은 시각 선거 개표 방송에서는 이미 '박형준 당선 확실' 자막이 등장했다. 앞서 6시에 공개된 KBS·MBC·SBS 등 방송사의 출구조사 결과도 같았다. 박 후보가 64%를 얻어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영춘 후보는 33%를 확보하는 데 그쳤다.
출구조사 결과 발표가 나오자 김영춘 선대위 분위기는 가라앉았다. 그러나 일부는 "끝까지 지켜보자"며 차분한 모습으로 결과를 기다렸다. 하지만 개표가 진행될수록 격차가 벌어지자 김영춘 후보는 당선 확정 자막이 나오기 전에 패배를 깨끗이 인정했다.
그는 오후 10시경 언론과 한 승복 인터뷰를 통해 "민심의 큰 파도에 겸허하게 승복한다. 저와 민주당은 앞으로도 부산의 꿈을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날 김 후보 캠프의 한 관계자는 "시민의 판단을 받았고, 결과를 엄중하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이번에도 김 후보는 도전에 실패했다. 민주당 최고위원이었던 2010년 서울 광진구를 버리고 부산으로 내려와 4번의 선거에 출마했지만, 1번을 제외하고는 모두 패배했다. 그리고 이번엔 전직 시장의 성추행 사퇴에 또다시 출사표를 내밀었다. 그는 지난 1월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부산시장 출마는 숙명"이라고 했다.
하지만 부산은 그에게 기회를 내주지 않았다. 부산의 유권자들은 김 후보가 아닌 국민의힘 박형준 당선자를 선택했다. 민주당과 김 후보가 엘시티, 불법사찰 논란 등 보수 야당 후보를 둘러싼 의혹을 제기하며 읍소했지만, 정권 심판론에 밀렸다. 전직 민주당 소속 시장이 남긴 악재와 LH 직원의 땅 투기 의혹 등으로 인한 부정적 여론을 바꾸지 못했다.
한편 박형준 후보 선대위 총괄본부장인 하태경 의원은 당선이 확실시되자 "김 후보가 실현하려고 했던 부산의 꿈을 우리도 함께 나누겠다. 민주당과 협치하고 통크게 힘을 모으겠다"라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