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사랑으로 인연을 맺는 것이 위탁 보호 제도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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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탁보호제도(Foster Care System)란 친부모의 양육을 받지 못하는 아동에게 일정 기간 가정환경을 제공해주는 것이다. 사고 등으로 부모를 잃어버린 아이들도 있으며, 가정폭력 또는 마약·알코올 중독 부모부터 아동을 보호해야 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미국 아동 보호국(Department of Children and Family Service)은 여러 가지 사유를 따져 아이에게 위탁 보호가 필요한지 판단한다. 승인이 나면 아이는 주정부 등에서 시행하는 위탁보호제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아이를 위탁받을 수 있는 조건은 그렇게 까다롭진 않다. 독신, 이혼 등 결혼 여부도 중요하지 않다. 다만, 범죄, 아동학대 등 이력이 없어야 한다. 위탁가정이 돼 아이를 돌보면 정부로부터 재정지원과 교육을 받게 된다.
아동권리기구(Children's Rights, https://www.childrensrights.org)에 따르면, 미국에서 2019년 한해 67만명 이상의 아이들이 위탁 보호를 받았다. 3명 중 1명은 유색인종이다. 법적으로 부모 친권이 박탈돼 위탁 보호를 받는 아동의 수는 약 1만7000명정도로 파악된다. 위탁 아동의 평균 나이는 8세 정도다.
위탁 보호의 명암
1980년 12월, 미국의 언론은 '인류는 한 명의 천재를 떠나보냈지만 새로운 천재를 맞이했다'는 기사를 실었다. '떠난 천재'는 그 달 세상을 떠난 영국 록밴드 존 레넌을 말한다. '새로운 천재'는 같은 달 나스닥에 상장한 애플 창업주 25살 스티브 잡스였다. 미국 언론에서 천재로 지칭한 이 두 천재는 '위탁 보호'를 받은 바 있다.
존 레넌은 자식이 없는 이모 집에서, 그리고 스티브 잡스는 정식 입양되기 전까지 위탁 보호를 받았다. 스티브 잡스는 양부모님을 향해 '나의 1000% 부모님이다'라며 애정을 표현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한 배우 메릴린 먼로, 에디 머피, 피어스 브로스넌 모두 위탁 보호를 받았다.
반면, 위탁 보호의 문제점도 있다.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은 넘쳐나는데 위탁 가정의 아동복지 역량과 전문성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 보호자의 신체적, 성적인 학대도 문제다. 워싱턴주의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위탁 보호 아동의 30%가 학대받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노숙자의 30%가 위탁 보호 가정에서 자랐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리무브드>(Removed)라는 제목의 단편 영화가 있다. 그 영화의 주인공 10세 소녀의 삶을 통해 미국의 가정위탁제도의 문제점이 잘 드러난다. 영화 제목처럼 소녀는 계속 '옮겨진다(Removed)'.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위탁가정이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되어 또 다른 가정으로 옮겨지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아이는 정서적으로 파괴된다.
모든 정책에는 명과 암이 있다. 위탁보호 제도도 마찬가지다. 어떤 보호자를 만나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천지 차이다. 스티브 잡스처럼 천재로 성장할 수 있고, 리무브드 영화의 비운의 주인공도 될 수 있다. 결국 사랑으로 인연을 맺는 것이 위탁 보호 제도의 핵심이다. 참고로 5월 11일은 '국내에 건전한 입양문화를 정착시키고 입양을 활성화하기 위해' 보건복지부에서 제정한 '입양의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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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는 고아원이 없다... 스티브 잡스처럼 위탁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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