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상사 농장고추농사는 어렵지만 기본적인 생육환경을 만드는것이 중요하다
오창균
고추는 다른 작물보다 재배관리가 쉽지 않고 수확의 결과를 예상하기 어려운 작물이다. 특히, 고온다습한 날씨의 장마철에 어김없이 찾아오는 곰팡이 병원균의 방제 여부에 따라서 고추농사의 성패가 달려있다.
작년처럼, 기록적인 긴 장마에 전국적으로 고추농사의 작황은 좋지 않았다.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는 장맛비는 고추에게 재앙이었다. 고추는 뿌리가 물에 잠기면 역병(전염성이 강한 병)이 돌고, 습도가 높은 날이 지속되면 공기중으로 침투하는 곰팡이 탄저균에 감염될 확률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추농사가 잘 되는 밭의 공통된 특징이 있다. 그것은 고추에 병이 발생할 수 있는 환경을 없애거나 최소화 한다는 것이다. 땅심이 좋은 흙에서 안전하고 건강한 작물을 키워내듯이, 고추도 병충해로부터 안전한 밭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랑은 높고 넓어야 숨을 쉰다
밭농사에 적합한 흙은 물빠짐이 잘 되면서도 적당량의 수분을 유지할 수 있는 흙이 좋다. 흙을 뒤집어서 잘게 갈아주고 두둑을 높이는 경운농법이 발달한 것도 배수가 잘 되게 하는것이다. 물빠짐이 잘 되는 흙은 산소가 순환되어 작물생육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병원균의 활동을 억제하는 농사에 유익한 호기성미생물이 증식하는 환경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