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철 사망 당시 서울대 추모제 행렬(전승일作)
박종철 기념사업회
'경찰에서 조사받던 대학생 쇼크사'
1987년 1월 15일자 <중앙일보> 단신 기사 제목이다. 학생 운동 도중 체포되어 남영동 대공분실 509호에서 잔혹한 물고문을 받던 혜광고 출신 서울대 언어학과 3학학년생 박종철의 죽음은 '탁 치니 억하고 죽었다'는 강민창 치안본부장의 사건 은폐 기자회견과 더불어 전국민에게 진실과 정의에 대한 갈망을 촉발시켰다.
그로부터 두 달 뒤 박종철의 고등학교 4년 선배인 이산하 시인은 '목숨을 걸고 만든 폭탄'이라는 말과 함께 제주 4·3사건을 다룬 장편 서사시 '한라산'을 <녹두 서평> 창간호에 발표하며 사십여 년간 금기시돼 온 국가 주도의 민간인 학살 사건을 전국에 폭로하여 민주항쟁의 기폭제를 마련했다.
그리고 30여 년이 지난 2017년, 민주주의 회복을 갈망하는 시민들의 염원이 다시 모여 전세계에 유례없는 평화 집회를 통한 정권 교체가 이루어졌고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다룬 영화 <1987>이 그해 연말 개봉되었다.
영화 제작 당시 문화계 블랙리스트 논란 속에서도 박종철 열사의 고교 후배인 김윤석과 오달수는 대공수사처장과 일간지 사회부장역을 자처해 혼신의 연기를 펼치며 선배가 남긴 민주주의의 발자취와 숭고한 정신을 지켜나가고자 했다.
선후배가 함께 추모하는 '박종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