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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아침 일찍 출근을 하다 보니 그 시간대 지하철 탑승객들의 직업도 대략적이나마 가늠할 수 있어요. 편견일 수도 있어 조심스럽지만 뭉툭한 작업화에 작업복, 먼지가 채 가시지 않는 배낭가방을 멘 중장년 남성분들은 일용직 노동자들로 보이고요, 여성의 경우는 50~60대 아주머니들이 눈에 많이 띕니다.
아마도 아파트나 빌딩 등에서 미화일을 담당하시는 분들이 아닌가 싶어요. 실제로 미화일의 특성상 새벽 일찍 출근한다고 하니 이런 내 추측이 맞다면 대한민국에서 하루 일과를 가장 먼저 시작한 존경스러운 분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여기서 다시 내가 아침 일찍 출근을 서두르는 이유를 부연 설명하자면 시간적 여유가 넉넉해 쫓기듯 출근을 하지 않아서 좋습니다. 그리고 혼잡한 러시아워 시간을 피하니 승객들로 부대끼지 않아서, 또 잠깐이나마 수면 보충을 할 수 있어 좋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나의 아침 출근길은 잠을 청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잠을 자다가도 하차할 목적지에 이를 때면 기막히게 잠에서 깨는지 참 기묘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렇지만 가끔은 하차역을 3, 4개나 지나 잠에서 깨는 곤혹스러운 상황도 발생하곤 하지요.
바로 지난해 어느 날 출근길이 그러할 뻔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아주머니의 세심한 도움으로 가까스로 그럴 상황까지는 모면했습니다. 이유인 즉 그날따라 나는 하차역에 도착했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잠에 빠져 있었습니다.
이대로라면 몇 정거장을 더 지나칠지 모를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바로 누군가가 내 몸을 '톡~톡~' 치면서 "아저씨, 여기서 안 내리세요?"라고 묻는 것을 잠결에서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비몽사몽 눈을 떠 확인해 보니 나를 깨워준 당사자는 건너편 자리에 앉아 가시던 50대 후반의 어떤 아주머니였습니다. 그렇게 나는 그날 그 아주머니의 도움으로 문이 닫히기 일보직전 황급히 하차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다음 날 출근길 지하철에서 그 아주머니를 다시 만났고 어제는 경황이 없어 고맙다는 말도 미처 드리지 못했다는 뒤늦은 인사도 할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그 아주머니에게 어떻게 내가 그 역에서 내릴 줄 알고 깨워 주셨냐고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아주머니는 제가 매번 그 역에서 내가 내리는 것을 봤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날따라 내리지 않고 계속 잠을 자고 있길래 안 되겠다 싶어 깨웠다고 하시더군요. 나는 "고맙습니다"라는 말로 화답을 했고 그 이후 아주머니와 나는 아침 출근길 지하철에서 서로 인사를 주고받는 소중한 인연이 되었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다 보면 소소한 도움으로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고마운 사람이 있습니다. 누구나 할 수는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도움을 주셨던 그때 그 지하철의 출근길 아주머니가 나에게는 그런 분 중 한 사람이 아닌가 싶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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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지하철에서 저 깨워주신 분, 다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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