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지암의 명물 소머리국밥곤지암에는 광주를 넘어 전국적으로 명성이 드높은 소머리 국밥집들이 모여 있다. 그중에서 최미자 소머리국밥의 이름값이 가장 높다고 할 수 있다.
운민
곤지암 지역은 쌀이 유명한 이천, 여주 지역과 가깝고 질 좋은 소고기를 공급받기 좋은 위치이기도 하지만 근처에 화물터미널이 많고 중부고속도로로 들어가기 좋은 위치라 사람들이 자주 다니는 길목이기도 하다. 하지만 소머리 국밥으로 곤지암이 유명하게 된 이유는 바로 최미자 소머리국밥이 전국구로 명성을 떨치게 돼서 그렇지 않을까 싶다.
사실 소머리 국밥을 먹어볼 수 있는 기회가 그리 많지 않다. 소의 머리를 오래 삶아야 하고, 잡내를 제거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수십 년 동안 가게를 유지하며 곤지암 소머리 국밥의 명성을 유지하는 최미자 소머리 국밥은 곤지암의 상징이자 자랑거리로 봐도 될 듯하다.
아침 시간부터 꽤 많은 사람들로 가게는 이미 북적였고,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뜨거운 국물을 후후 불어가며 허겁지겁 국밥을 먹고 있었다. 주문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내 앞에도 뽀얀 소머리국밥이 들어왔다.
일단 소금과 후추는 넣지 않은 채 한 숟가락을 떠먹어보니 사골 국물의 진한 육수가 묵직하게 느껴지는 느낌이었다. 살코기와 소 머릿살의 야들야들하면서 쫀쫀한 식감이 재미있었다. 국물은 5분도 채 되지 않아서 순식간에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어느새 리필을 외치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인생 소머리국밥과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아쉬운 작별을 고하고, 곤지암 명칭의 유래가 되는 곤지바위로 향한다. 곤지암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곤지바위는 읍내 곤지암 초등학교의 바로 옆에 자리하고 있으며 큰 바위와 작은 바위가 1미터 간격을 두고 떨어져 있다.
그런데 큰 바위 상부에 수명이 오래돼 보이는 향나무가 위태하게 자라고 있는 모습이 참 기묘해 보인다. 옛날부터 영험해 보이는 이 바위에 이야기를 붙였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예전 곤지암이라는 지명이 생기기 전에는 바위 모양이 고양이를 닮았다고 해서 '묘 바위'라는 명칭으로 불렀다고 한다.